노견백신은 필수 아닌 선택? 수의사가 알려주는 ‘예방접종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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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11세 된 댕댕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평소와 같이 예방접종을 위해 동물병원에 갔는데, 반려견의 나이가 많아 이젠 예방접종이 필수가 아니며 선택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더 늙기 전에 접종을 하는 것도 방법이고, 이제부터 맞지 않는 것도 보호자의 선택이라고 하더군요.

저희 반려견이 신장이 안 좋은데, 예방접종의 약 성분이 신장에 악영향을 끼칠지 고민돼 접종을 할지 말지 고민됩니다. 접종을 안 하자니 혹시 미용이나 반려견 호텔에 맡겼을 때 전염성 질환에 걸릴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요. 광견병 주사만 접종할까도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온라인에 공개된 정보들은 대부분 어린 강아지들을 위한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이더라고요. 노견을 위한 접종 가이드라인은 딱히 없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10살 넘은 노견은 접종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알려주세요!

노견의 예방접종은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까요? 게티이미지뱅크

 

A. 안녕하세요! 벳아너스 회원병원 광주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 김기찬입니다. 이번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사연은 노령견을 위한 예방접종 관련한 질문이네요. 사실 노령동물만을 위해 따로 마련된 백신은 없는데요. 다만, 반려견이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고, 특정 질병을 앓을 수도 있기에 몸 상태에 맞게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백신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중 필수로 맞아야 하는 것과 필수가 아닌 것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개가 맞아야 할 필수 백신에는 DHPPi(종합예방)와 광견병 등이 있습니다. 비필수 백신은 보르데텔라(Bordetella), 렙토스피라(leptospira), 개 인플루엔자(canine influenza) 등이 있는데요. 비필수 백신이더라도 국내에서 걸릴 확률이 높거나 치사율이 높은 질병은 수의사 판단에 따라 접종할 수 있습니다. 또 필수 백신으로 정해진 것 외에도 수의사 판단하에 추가로 접종할 수도 있고요. 동물병원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저의 경우 필수 백신 리스트에 코로나 장염과 전염성 기관지염 등을 추가해 예방접종을 진행합니다.

🔔노령의 개는 백신이 선택? 노령의 개는 몸 상태에 따라 백신 접종 O

사연 속 보호자님이 노령동물은 어떻게 예방접종을 진행해야 할지 질문 주셨는데요. 백신은 기본적으로 연령, 품종, 건강 상태, 생활방식 등 개별 특성을 고려해 접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개체마다 백신을 맞는 주기나 종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가 10살인 반려견 두 마리가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한 마리는 건강하지만, 다른 한 마리는 내과적 질환으로 전신 컨디션이 안 좋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때 건강한 아이는 예방접종을 맞아도 괜찮지만, 내과적 질환을 앓는 아이는 접종의 종류와 주기가 달라질 수 있죠. 앞서 잠깐 언급했듯 노령의 개나 고양이만을 위한 특별한 백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반려견의 나이가 많으면 예방접종이 필수가 아닌 점도 궁금해하셨는데, 노견의 경우 백신을 꼭 맞지 않아도 된다는 말보단 ‘반려견 개체의 특성과 상태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가 맞습니다.

예방접종은 반려견 개체의 특성과 상태에 따라 조절해야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예방접종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문제점

만약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특정 질병에 걸릴 수 있는 확률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최근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서 많이 보고 경험했겠지만, 보통 항체는 지속 기간이 있고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으면 시간에 따라 감소합니다. 때문에 몸에 면역학적 기억(immunological memory)1)이 있을 때 매년 부스터 백신을 통해 (항체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한국의 반려견 경우, 인구 밀집도가 높고 일반인과 반려동물과의 직간접적 접촉 횟수가 높기 때문에 1년에 한 번씩 접종2)하고 있습니다.

1) 면역학적 기억(immunological memory) : 면역학적 기억은 항원이 침입하였을 때 그것이 어떤 항원인지 재빨리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면역계의 능력이다.

2) 국가에 따라 반려동물의 필수 백신의 종류가 다르며, 백신 관련 규약은 해당 국가의 집단 면역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미국의 경우 주에 따라 백신 주기(revaccination schedule)가 3년인 곳도 있다.

🔔노견의 예방접종, 기저질환과 몸 상태를 먼저 체크!

앞서 노령의 반려견이라면 예방접종 전에 개체의 특성과 몸 상태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부분은 주치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연 속 반려견은 신장이 안 좋다고 했는데, 제 생각으로는 만성신부전 같은 내과 질환을 앓고 있는 게 아닌지 예상됩니다. 이 경우 몸의 컨디션이나 질병의 심각도를 고려해 필수 백신만을 접종하거나 항체가 검사3)를 진행해 부족한 부분만 채울 수도 있습니다. 예방접종 여부를 결정할 때, 반려견이 현재 앓고 있는 질환이나 정확한 몸 상태, 컨디션, 생활 패턴 등을 주치의와 다각적으로 분석한 뒤 진행하길 권장 드려요.

만약 위 사연과 비슷한 상황의 반려견이 제 동물병원에 방문했다면 저는 다음과 같은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반려견이 만약 만성 신부전 1~2기 정도에 전신 상태가 잘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면, 보호자와 상담을 통해 필수 백신 접종을 진행할 것 같습니다. 반면 3~4기 정도고 (요독증 증상4)이 있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경우, 백신 접종 시 손익을 고려해 항체가 검사를 먼저 하고, 필요한 부분만 접종할 수 있습니다.

3) 항체가 검사 : 백신 접종 후 항체가 얼마나 생겼는지 알아보는 검사

4) 요독 증상 : 신장 기능의 50%를 상실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소변을 자주 보고, 소변에 거품이 많고, 혈압이 높아지고, 눈 주변이나 손, 발이 붓고, 전신이 가렵고, 입맛이 없으며 쉽게 피로해진다.

심장 사상충과 외/내부 기생충 약은 언제나 필수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노령견이 맞아야 하는 백신 종류?

만약 반려견이 나이가 많고, 기저질환도 있어 걱정된다면 종합백신과 광견병 등 필수 백신만 접종할 수도 있습니다. 혹시 3년 이상 백신 접종을 건너 뛰셨다면, 항체가 검사를 우선적으로 받아보길 바랍니다. 반려견이 어렸을 때만 백신을 맞은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는 부스터샷(백신 추가접종)을 맞고 항체가 검사를 진행해 관리한다면 훨씬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습니다.

광견병의 경우, 매년 개물림 사고가 증가하고 국가적 방역 사업으로도 진행 중이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매년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반려견이 한 집에 살거나 실외 생활 혹은 외부 활동이 많은 반려견은 각종 질환의 감염 위험도가 높아 백신을 맞는 게 좋습니다. 또한, 심장 사상충과 외/내부 기생충 약은 꾸준히 복용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지금까지 언급했던 것처럼, 내과적인 질환이 있어 전신 컨디션이 안 좋거나 백신을 맞았을 때 얻는 이득보다 손해가 큰 경우에는 항체가 검사 진행 후 접종하거나 접종을 유예하는 게 좋습니다. 사람의 경우 기저질환자의 백신이 의무가 아닌 것처럼요.

참고 자료 : BSAVA Vaccination guideline , AAHA guideline for canine and feline vaccination

반려동물과 생활하며 걱정되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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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성별 및 중성화여부/입양경로/산책 빈도(개만 해당)

*메일 주소: animalandhuman@naver.com

※기존에 나갔던 사례인 경우 채택되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
질문 전에 다른 솔루션들을 먼저 꼭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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