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냥해변’에 어서 오시게냥~

고양이 가족이 모여사는 어느 아름다운 섬에 갔다. 때마침 놀아줄 사람이 와서 반가웠던 걸까? 해변 앞 편의점의 고양이들은 나를 적극적으로 맞이했다. 고양이들과 나는 해변을 통째로 빌린 기분으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해맑은 고양이들을 바라보는 순간만큼은, 나 또한 현실적인 고민과 걱정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반려견과 식용견의 기준은 무엇인가 [도살장 구조기]

대체 식용견이란 무엇인가, 반려견과 식용견을 가르는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만약 이 둘을 구분하겠다면 누군가의 반려견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식용견 취급받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반대로 식용견이라 이름 붙었던 개가 반려견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는 이제 심심치않게 볼 수 있지 않은가.

고양이와의 만남은 ‘한여름밤의 꿈’처럼

때때로 길고양이들과의 만남이 ‘한여름 밤의 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지난 여름, 공영 주차장의 담장 뒤를 보금자리 삼아 살던 오트밀네 가족과의 만남도 짧지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아기 고양이 씨앗 [냥글냥글 고양이 여행]

옆 동네 고양이 ‘사이다’가 세 마리의 자식을 낳았다. ‘라즈’, ‘블루’, ‘베리’는 모두 밝은 성격이다. 솔직하고 장난기 많은 아이들의 모습에서 사이다의 어린 시절이 겹쳐 보였다. 화분이 놓인 곳은 고양이들이 선호하는 장소였는데, 마치 꽃의 요정처럼 보였다.

1. 짜왕이네 대가족 [냥글냥글 고양이 여행]

2019년 봄 우연히 동네고양이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하면서 길고양이의 매력에 빠져, 3년째 길고양이 사진작가로 살고 있는 진소라.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길고양이와, 그들을 사랑으로 감싸주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가까이, 때론 멀리 여행을 떠난다.

“동물=느낄 수 있는 존재”라는 게 글로벌 스탠다드

지난해 법무부는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 개정안은 이 세 국가의 사례를 참고한 듯하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 등 세계의 트렌드는 동물의 지위를 ‘감응력 있는 존재’로 보고 있는데…

인간으로부터 착취당하다 버려진 동물들의 낙원, 호프 부텐란트

안녕하세요? 독일의 반려문화를 경험하고 있는 함수정이에요. 저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글로벌 반려통신’에 연재를 시작했어요. 세컨드 패밀리로 강아지를 한 마리 돌보고 있던 것이 계기가 되었죠. 벌써 딱 4년이 되었네요. 오늘은 아쉽게도 저의 마지막 글이에요. ​ 이번에는 독일의 한 특별한 농장을 알아봤어요. 독일 니더작센(Niedersachen) 주 북쪽에 위치한 호프 부텐란트(Hof Butenland)라는 곳인데요. 이곳은

어느새 8년.. 오스트리아서 반려견 키우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들

“수지도 얼굴이 희끗하구나.” 한국에 계신 엄마와의 화상 통화 중 뒤로 보이는 수지를 본 엄마의 말이었다. “네? 수지 털이 아직 얼마나 반짝반짝한데요!” 발끈했지만, 나도 알고 있다. 수지도 중년을 넘어 노년의 나이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언제나 마냥 어린 줄만 알았던 나의 강아지가 벌써 8번째 생일을 보냈다. ​ 지금처럼 동물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병원에서 법정까지… 일본서 맹활약하는 ‘치료견의 세계’

안녕하세요. 일본의 반려동물 소식을 전해 드리고 있는 김인애입니다. 오늘은 ‘애니멀 테라피’(동물치료), 즉 사람 마음을 치유해 주는 동물들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아마 동물에 관심이 있는 동그람이 독자라면 종종 이런 치료 동물의 활약을 접해보셨을 것 같아요. 병원에 입원한 환자, 혹은 요양원 등에 거주하는 노인 등의 정서 안정과 신체적인 운동 기능 회복에

예뻐도 무의미해! 고통의 번식으로 인해 아파하는 동물들

안녕하세요? 독일의 반려문화를 경험하고 있는 함수정이에요. ​ 우리가 개와 함께한 역사는 꽤 길어요. 예전에는 개를 사냥, 경비 등에 유용하게 사용하였죠. 그리고 이러한 목적에 더 적합한 특징이 외형적으로 드러나도록 인위적인 교배를 시키기도 했어요. 이 과정에서 인위적인 품종개량이나 근친교배가 이뤄졌죠. 현대에는 실용적인 이유보다는 미적인 이유로 품종개량이 많이 이뤄졌어요. 때문에 품종견의 유전적 다양성이

‘개똥 치우기’도 잘 안 되지만… 그럼에도 프랑스 반려생활이 괜찮은 이유

안녕하세요, 프랑스에서 동물 소식을 전하고 있는 함희수입니다.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글로벌 반려통신’을 통해 프랑스의 반려동물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안타깝게도 이번이 프랑스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마지막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프랑스에 6년간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며 느꼈던 반려문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다소 난감한 일도 있었고, 배워야 될 점도 있었습니다. 함께

학대 의심되는데… 더 빨리 대처할 순 없을까? 일본 사회의 ‘동물학대 대응법’

안녕하세요. 일본의 반려동물 소식을 전해 드리고 있는 김인애입니다. 최근 한국에서 발생하는 동물학대 사건이 점점 잔혹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동물 학대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이야기해보려 해요. 2000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일본의 동물보호법은 동물학대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어요. ​ 동물학대란 동물을 불필요하게 고통 주는 행위를 말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한국 대통령이 호랑이 대부’? 오스트리아가 준비한 ‘특별 선물’의 의미

지난달, 영국 콘월에서 개최된 G7 정상회담차 유럽 순방을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오스트리아를 방문했다. 한국 대통령이 오스트리아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 오스트리아 언론도 문 대통령의 방문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처음으로 한국 대통령을 맞이한 만큼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위치한 쉔브룬 동물원의 시베리아 호랑이 후원자(Patenschaft)로 문

작은 관심으로부터 시작된 독일 동물보호운동의 찬란한 역사

안녕하세요? 독일의 반려문화를 경험하고 있는 함수정이에요. 지난 번에 독일 동물보호법의 역사와 그 내용을 살펴보았지요. 우리가 세기의 독재자로 알고 있는 히틀러가 독일 최초의 동물보호법을 만든 사람이라는 아이러니한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오늘은 더 과거로 가서 독일 동물보호운동은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아 보려고 해요. ​ 독일 동물보호운동의 시작 ​ 동물보호운동의 역사는 영국에서 시작되었어요. 18세기

아깽이에게 우유 나눠주는 ‘선한 영향력’… 일본의 ‘안락사 제로’ 이끌다

안녕하세요. 일본의 반려동물 소식을 전해 드리고 있는 김인애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진 뒤로 아기 고양이가 많이 태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일본의 동물보호소에는 이맘때 아기 고양이들이 가장 많이 입소한다고 해요. 그리고 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되거나, 자연사하는 고양이의 대다수는 아직 수유기의 아기 고양이라고 해요. 잦은 수유와 섬세한 케어가 필요한 갓난 고양이는 손이 부족한 보호소에서 대응이 힘들다 보니

‘동물 보호’가 더 이상 조롱거리가 아닌 날을 바라며

동그람이와 함께 진행했던 PNR의 연재 마무리 글을 맡게 되었습니다. 반려동물에게 문제가 생긴 때의 법적 쟁점은 항상 비슷한 내용인 듯하면서도 달라서 참 까다로운 작업이었습니다. 동그람이의 칼럼을 읽는 독자분들께서 이미 상당한 수준의 법률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들어 어디 한군데 뚫리는 곳이 없도록 읽어보고 수정하였는데, 그간 PNR의 글이 동그람이와 독자분들의 눈높이에 닿을만하였나 돌이켜

공원 산책하는 반려견과 시골 마당개… 너무 먼 ‘1m 차이’

반려견과 산책 도중 한강시민공원에서 새로운 안내방송을 들었다. ‘반려견 목줄은 2m가 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공원 입구에도 대형 현수막이 부착됐다. 지난 11일부터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의 목줄이나 가슴줄 길이를 2m 이내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이 시행됐다. 자동줄을 사용하더라도 줄을 고정시켜 반려견과 사람 간 연결된 줄의 길이를 2m 이내로 유지한 경우는 규정을 준수한 것으로 본다. 위반할 경우 5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목줄 길이 외에도 다중주택·다가구주택·공동주택 내부 공용공간에서는 반려견을 잡는 등 동물이 돌발행동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지난 11일부터 공공장소에서 반려견 목줄의 길이가 2m로 제한되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이 시행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입니다. 자동줄은 사람뿐 아니라 반려견에게 위험한 상황이 생겼을 때 즉각 대처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 확산돼 있다. 그래서 조항에 반감을 갖는 보호자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다만 공공장소에서의 목줄 착용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의무사항이었음에도 목줄을 안한 반려견에 관리·감독이 잘 이뤄지지 않았는데, 강화된 규정을 어떻게 강제할 것인지 회의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래서 그런지 농림축산식품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강화된 반려동물 안전조치를 매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공공장소 곳곳에 붙은 현수막도 눈에 띄고, 아파트 단지 내부나 엘리베이터에 붙은 안내문도  쉽게 볼 수 있다. 온라인 홍보물을 제작해 동물보호단체 등 관계 기관에 게재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 한강공원에 개정된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제도가 개선돼도 정작 시민들이 알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현장에서의 효과적인 관리·감독이 남은 과제지만, 어쨌든 반려인, 비반려인도 강화된 제도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는 사실만큼은 환영할 만하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번 반려견 안전조치를 홍보하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함을 감추기가 힘들다. 이 정도의 행정력이 동물의 보호를 위한 규정을 알리는 데 있어서는 왜 나타나지 않는지 알 수 없어서다. 아직도 열악한 상태에서 최소한의 복지도 보장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동물들을 볼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보호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사실 현재 있는 제도만 잘 홍보하고 시민들을 계도해도 많은 부분이 개선될 수 있다. ‘1m 마당개’라는 말이 고유명사처럼 사용될 정도로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길이의 줄에 묶여 평생을 사는 개들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현행 동물보호법은 목줄과 사육 공간에 대한 기준을 이미 제시하고  있다. 2018년 개정된 동물보호법에는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공간 제공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사육·관리 의무를 위반해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라 시행규칙에 ‘반려동물에 대한 사육·관리의 의무’가 정해져 있다. 구체적인 시행규칙을 알아보자. 반려동물의 사육 공간은 동물이 ‘자연스러운 자세로 일어나거나 눕거나 움직이는 등의 일상적인 동작을 하는 데에 지장이 없어야’ 하고, 세부적으로 가로 및 세로는 동물의 몸길이의 2.5배 및 2배 이상일 것, 높이는 동물이 뒷발로 섰을 때 머리가 닿지 않아야 할 것 등을 기준으로 명시하고 

당신이 잠든 사이.. ‘밤의 길냥이들’은 눈을 뜬다

길을 걷다 보면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소와 겨울집이 심심찮게 보인다. 기대를 품고 급식소나 겨울집 근처를 둘러봐도 의외로 고양이는 보이지 않아 실망한 경험이 있는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당신이 시간을 잘못 잡아서 그렇다.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고양이들은 밤이 되면 하나 둘 나타나 거리를 활보한다. 오후 내내 자신들만의 비밀 장소에서 낮잠을 자며 체력을 보충하다가, 해가 질 때쯤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길고양이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보다 야행성이 더 강한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냥감이 활발히 움직이는 시간에 생체리듬이 맞춰진 것일 수도 있고, 먹을 것을 나눠 주는 사람들이 주로 저녁시간대에 찾아와서 그제야 활동을 개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도 아니라면 고양이들이 한적한 ‘밤의 낭만’을 즐기려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 밤은 뭘 하고 놀까냥?’ 밤이 되면 고양이들의 동공은 서서히 확장된다.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면 동공이 홍채를 새까맣게 덮어 본래 눈 색깔이 어떤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반짝이는 칠흑 같은 눈은 가만히 있어도 호기심과 장난기가 가득 어린 것처럼 보인다. 동공을 한껏 키운 채 사냥감을 노리며 집중하는 고양이가 떠올라서다. 깊은 밤이 되면 고양이들의 흥분도는 최대로 오른다. 가상의 사냥감을 상상하며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이럴 땐 정말 귀신을 보아서 저런 게 아닐지 의심될 정도다. 나무에 손톱을 긁다가 갑자기 놀란 토끼 눈으로 질주하고, 숨어 있다가 다른 고양이들을 놀래키며 추격전을 펼친다. 뜬금없이 폭풍 그루밍을 하는 것도 밤고양이들의 특징 중 하나다. 홍채가 까맣게 뒤덮인 고양이의 눈에는 생기가 돈다. 하지만 무아지경으로 뛰어다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길어 봤자 5분에서 10분 정도랄까. 놀다 지친 고양이들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거친 숨을 내쉬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빠른 속도로 들썩이던 옆구리는 점점 제 속도를 찾는다. 화려한 도시의 조명보다 빛나는 고양이들. 밤고양이들도 잠든 새벽, 공원에는 도시의 소음이 유난히 크게 들려온다. 차 소리, 경적 소음이 나무 사이를 비집고 울린다. 시끄러워서 과연 잠은 올까 싶지만, 고양이들에게는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소음 차단기라도 하나씩 가지고 있는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불면을 모르는 고양이들은 세상 소음을 잊고 스르르 단잠에 빠진다. “오늘 밤도 즐겁게 놀았다냥.” 글·사진 진소라2019년 봄 우연히 만난 동네 고양이 “뽀또”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하면서 길고양이의 매력에 빠져, 3년째 길고양이 사진작가로 살고 있다.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길고양이와, 그들을 사랑으로 감싸주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가까이 때론 멀리 여행을 떠난다. 저서로 <숨은 냥이 찾기>가 있다.

‘태종 이방원’ 말 학대 논란, KBS의 사과는 누굴 위한 것인가

KBS 사극 ‘태종 이방원’의 동물학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대중의 분노에 KBS측은 두 차례에 걸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였고, 정부도 이슈에 대응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보도 자료를 통하여, “각종 촬영 현장에서 출연동물에 대한 적절한 보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면서 ‘출연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출연동물의 보호•복지를 위한 제도

‘떡국이 사건’ 범인은 왜 “버릴 생각 없었다” 말했나

1월 1일, 새해 첫날부터 동물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안산시 얼음이 꽁꽁 언 강에 바위에 줄로 묶인 채로 버려진 강아지가 발견됐다. 반려견 목줄도 아닌 밧줄은 강아지 몸 크기만 한 바위에 감겨 있었다. 다행히 동물보호단체 ‘도로시지켜줄개’가 강아지를 구조했고, ‘떡국’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입양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범인은 “강아지가 말을 듣지 않아

‘혼자있고 싶다, 다 나가라옹~’ 친구 없던 길냥이의 반전

고양이들은 독립하면 어디로 가는 걸까. 익숙한 얼굴의 고양이들이 하나둘 떠난 후 한동안 공원 앞 횡단보도를 건널 때면 그 작은 발로 얼마나 멀리까지 떠나갔는지 궁금했다. 시간이 흘러 떠난 고양이들을 잠시 잊고 살던 무렵, 옆 동네에서 길고양이를 돌보시는 분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흐릿하지만 사진 속 고양이는 낯이 익었다. 지난 가을 공원을 떠난 ‘파베’가 분명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파베가 정착한 곳은 다름 아닌 ‘돼지바’의 영역이었다. 공원을 떠나기 전 파베의 모습. 아빠 뽀또(오른쪽)와 밥을 먹는 딸 파베 돼지바가 사는 공원은 뽀또네 공원에서 걸어서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이었다. 자주 지나가는 길이라 파베와 한 번쯤 마주쳤을 법도 한데 여태껏 모르고 있었다는 게 의아했다. 파베와 돼지바의 밥을 챙겨주는 분을 만나 그간의 사정을 들었다. 몇 개월 전 파베가 공원에 나타나자, 돼지바는 영역을 침범당했다고 여겼는지 쫓아내려 했다. 그러나 파베는 영역 임자인 돼지바가 눈치를 주든 말든 밥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났고, 심지어 냥냥 펀치를 맞아도 태연했다고 한다. ‘어쩌다 하필 돼지바 영역으로 갔담.’  텃세에 밀려 파베가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내 머릿속 돼지바의 이미지는 가시 돋친 고슴도치 같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까칠한 고양이였다. 돼지바가 등장하면 공기부터 썰렁해졌고, 동네 길고양이들은 일제히 어디론가 숨어 버리거나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다. 어째서 다들 돼지바를 싫어하는지 내심 속상했다. 동글동글한 얼굴이 귀염상인 데다 의외로 공격적인 성향도 없는데….  고양이에게도 사람에게도 낯을 가리지만 자세히 보면 동글동글한 인상이 귀여운 길냥이 ‘돼지바’. 하지만 돼지바에게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바로 고양이들과 관계 맺는 일에 서툰 점이었다.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었다 해도, 큰 소리로 울며 다가가는 모습이 같은 고양이들에겐 비호감으로 보였는지 좀처럼 친구가 생기지 않았다. 남의 영역을 순찰 중인 돼지바. 마치 스파이처럼 보인다. “돼지바님 오셨다옹! 다들 어디갔냐옹~!” 옆 동네 공원의 대장 고양이 ‘미쯔’와 대치중. 성격이

‘초빼이’ 꾸꾸? 냥님에게 새로운 별명이 생긴 사연

“야! 지금 뭐하노? 이 초빼이야!”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어머니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초빼이’란, 경상도 말로 술주정뱅이를 일컫는 말이다. 갑자기 웬 술주정뱅이? 고개를 돌려보니 어머니께서 퇴근길에 사 들고 오신 검정 비닐 ‘봉다리’ (‘봉투’ 아니다)의 입구를 핥고 있는 꾸꾸의 모습이 보였다. 도대체 뭘 저렇게 핥고 있나 가까이 가서 자세히 봤더니, 꾸꾸가 열심히 핥고 있는 것은 막걸리 병의 입구였다. 그렇다. 꾸꾸는 막걸리 병뚜껑과 주둥이 사이에서 흘러나온 막걸리 방울을 열심히 핥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제 웬만해서는 꾸꾸와 관련된 일에 당황하는 일이 없으신 어머니께서 간만에 크게 놀라신다 했더니, 이런 사정이 있었다니! 이 초빼이 녀석! 황급히 꾸꾸를 저 멀리 쫓아냈다. 꾸꾸는 멀찍이 떨어져 앉아서 도망쳐 온 자리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못내 아쉬운 듯했다.  엄마의 신나는 맥주 타임에 꾸꾸는 늘 기웃기웃기웃~! ‘초빼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꾸꾸의 ‘술 사랑’은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다. 만약 꾸꾸가 사람이었더라면 틀림없이 술독에 빠져 지냈을 것이다. 꾸꾸가 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전적으로 엄마  집사 때문이다. 누나 집사는 건강상 문제로 술을 입에 대지 않는 편이지만, 엄마 집사는 매일 저녁 퇴근  후 맥주 반주를 즐기는 애주가다. 그런 관계로 항상 저녁 무렵에는 거실 테이블에는 맥주와 식사 거리가  차려져 있다. 술기운이 오른 엄마 집사가 “꾸꾸도 한잔할래?”라고 물어본 것이 계기였다. 장난삼아 잔을  따르는 시늉을 하자, 꾸꾸가 신나게 맥주 냄새를 맡으며 킁킁거리다 겁도 없이 맥주를 진짜로 받아 마시려고 한 것이다. 혀까지 날름거리면서! 기겁하며 꾸꾸를 떼어냈지만, 꾸꾸는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엄마 집사가 마시는 술에 관심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흥미로워했던 주종은 ‘맥주’와 ‘막걸리’였다. 평소 장난기가 많은 엄마 집사는 지속적으로  “꾸꾸도 한잔할래?”라며 꾸꾸를 유인했고, 그때마다 꾸꾸는 지치지도 않고 넙죽넙죽 받아 마시려고 들었다. 가끔은 엄마가 비운 잔을 핥으려 들거나, 술이 몇 방울 떨어져 있는 바닥에 코를 처박기도 했다.  향이 좋은데 이건 무슨 안주냐옹? 나 한 입만! 술이 있는 곳에 안주도 따르기 마련! 사람 음식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꾸꾸가 유일하게 ‘환장’하는 사람 음식도 ‘술안주용 멸치’였다. 꾸꾸는 평소에 멸치 국물을 우리거나 생선을 구울 때마다 관심을 보이며  주방 근처를 얼쩡거리기는 하지만, 정작 먹으라고 그 음식을 차려 주면 냄새만 좀 맡다가  가 버리곤 했다. 엄마 집사는 꾸꾸를 위해 소금 간을 하지 않은 고등어를 사서 구워 줬지만, 꾸꾸가 먹지 않고 외면한 탓에  결국 남은 음식을 인간 집사들이 다 먹어치운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오직 ‘술안주용 멸치’ 만은 꾸꾸가 매의 눈으로 노리다가 몰래 집어먹으려 드는 통에 사람이 자리를 비울 수가 없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엄마  집사가 ‘혼술’ 도중에 잠시 자리를 비울 때는 찬장 안에 멸치 접시를 숨겨둬야 했을 정도였으니 말 다 한 셈이다. 그렇지만 당연히 실제로 꾸꾸에게 술과 안주를 먹인 적은 없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없는 고양이에게 술이 아주 해롭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니까. 어디까지나 장난은 장난일 뿐이었다. 그만큼 실수로라도 꾸꾸가 술을 입에 대지 않도록 오히려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데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꾸꾸가 막걸리 병의 병목을 핥고 있었으니 집사들이 얼마나 놀랐겠는가. 누나 집사가 꾸꾸 병원 데려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호들갑을 떠는 동안에도 꾸꾸는 평온하게 입맛을 다셨다. 정말 다행히도 그 이후 꾸꾸는 별다른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꾸꾸는 사료를 먹으면서 어떤 맛을 느낄까…? 이런 일이 있고 나서 호기심이 생겨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다. 고양이들은 본능적으로 알코올 냄새를 싫어한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반대의 가설도 있었다. 개나 고양이는 발효된 식품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후각이 발달한 동물들에게는 발효식품 특유의 향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나? 게다가 좋아하는 주인이 맛있게 마시고 있으니 동물 친구들로서는 충분히 따라 마시고 싶어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ysding842/222559761166)  그럴듯한 분석 같았다. 그러고 보니 다른 친구네 고양이도 술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식탐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치즈 고양이 ‘살구’를 기억하는지? 녀석은 친구가 맥주를 마실 때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맥주를 뺏어 마실 정도라고 했다. (나는 녀석에게 보리차를 뺏긴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꾸꾸가 탐을 냈던 맥주와 막걸리 역시 발효주였다. 소주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이유도 소주가 발효주가 아니라 증류주여서 그랬던 건가?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법을 어길 각오?’ 동물을 법대로만 구조할 그날을 기다리며

처음 동물단체에 입사한 때가 2011년이었으니 어느새 10년 전의 일이다. 그 뒤 10년 전에 입사했던 단체에 다시 돌아와 보니 법과 제도, 세상이 꽤 변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종종 있다. 동물의 생명과 권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나 인식 수준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고, 예전에는 한계로 작용하던 법의 허점 역시 상당 부분 개선되었다.  견사에 방치되었던 개들은 아프간하운드, 화이트 테리어, 사모예드 등 모두 품종견이었다. 동물자유연대 2014년 1월, 유독 추위가 기승이었던 어느 날, 경기도 한 축사에 개 30여 마리가 방치되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 도착했을 때 우리를 맞이한 개는 그 절반에 불과했다. 대신 굶주림과 추위에 목숨을 잃은 녀석들이 견사 곳곳에 쓰러져있었다. 그중에는 굶주림에 견디다 못한 개들에게 뜯어먹힌 사체도 보였다. 사체와 개들이 한 데 엉켜 지내고 있는 축사는 삶보다 죽음에 훨씬 가까이 닿아 있는 듯 느껴졌다. 견사에 있는 개들은 아프간하운드, 화이트 테리어, 사모예드 등 모두 품종견이었고, 같은 품종의 암수 두 마리가 하나의 견사에 들어가 살고 있었다. 품종부터 사육 방식까지 명백한 불법 번식장이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견주는 가끔 견사에 들러 먹이를 주고, 새끼가 태어나면 새끼들만 데리고 갔다고 한다. 두 마리가 같은 견사를 쓰고 있었지만, 대부분 둘 중 한 마리만 살아남아 간절하게 울타리를 붙들며 사람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그나마 한 마리조차 목숨을 부지하지 못하고 사체만 남은 견사도 눈에 띄었다. 길게 엉킨 털이 걸레짝처럼 몸에 들러붙어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하거나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갈비뼈가 앙상하게 야윈 녀석들이 견사에 방문한 우리를 보고 세차게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녀석들은 자신을 이런 지옥으로 내몬 존재가 사람이라는 원망보다는, 이제야 밥과 물을 얻을 수 있다는 안도와 반가움이 더 큰 것 같았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을 미워할 줄 모르는 동물의 대책 없는 애정을 마주할 때면 차마 그들의 눈을 제대로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부끄럽고 괴롭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갈비뼈가 앙상하게 야윈 녀석들이 견사에 방문한 사람들을 보고 세차게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동물자유연대 누가 봐도 명백한 동물 학대 현장임에도 구조는 난항에 부딪혔다. 당시의 동물보호법으로는 그들을 구조할 방법이 없었다. 그때만 해도 동물보호법은 고의로 사료나 물을 주지 않아 동물이 죽었을 경우만 동물 학대로 규정했다. 동물을 굶겨 죽인 사람을 학대로 신고할 수는 있었지만 동물을 방치하는 행위 자체는 학대에 해당하지 않았기에, 동물이 굶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격리 조치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 단단하게 떡진 털이 온몸을 옥죄고 영양부족으로 피골이 상접한 개들이 사체와 같은 공간에서 뒤엉켜 생활할지라도 견주의 소유권 포기가 없는 한 그들을 합법적으로 구조할 방법은 없다는 뜻이었다. 법이 이럴진대 담당 지자체에서 이들의 격리조치에 나서줄 리는 만무했다. 당시 단체는 결국 법적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며 구조를 감행했다.  이 사건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방치도 학대’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됐다. 고의로 방치하는 행위도 동물 학대로 규정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 통과 촉구 서명 운동에 2만 명 넘는 시민들이 동참했다. 그 결과 2018년, 반려동물에 대한 사육·관리 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처벌하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어찌 보면 이런 내용을 법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프기도 하다. 동물 역시 굶주림과 공포, 신체적·정신적 불편에서 자유롭고 편안할 권리가 있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상식 아니던가. 그러나 우리가 사는 사회는 그렇지 못했다. 방치를 학대로 규정한 법 개정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상식이 상식으로 통하지 않는 사회적 결여의 증명이기도 했다.  두 마리가 같은 견사를 쓰고 있었지만, 대부분

‘보존’이라 쓰고 ‘증식’이라 읽는다..- ‘천연기념물 식용견’ 사태에 부쳐

‘진돗개’와 ‘진도개’의 차이를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진돗개’는 전남 진도군에서 유래한 우리 토종견 품종 이름이다. ‘진도개’는 진도군에서 태어나 심사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개를 말한다. 진도개로 지정되려면 부모 개체가 모두 천연기념물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하며 문화재청의 ‘진도개 표준 체형’에 따른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2020년 기준 진도군에는 2,069곳의 진도개 사육농가가 존재하며,

굶주리고 아픈 길냥이의 본모습 찾아주는 ‘꿀팁’은?

고양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꼭 한 번은 아프거나 배고픈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구내염이 심해 씹지 못하는 고양이에겐 액체형 간식을 주고, 기록용 사진을 한 장 정도만 남긴다. 아픈 고양이들은 대부분 경계심이 높은 데다가 당장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마음이 무겁다. 배고픈 고양이는 일단 먹이고 본다. 한밤중, 여행지에서 숙소

냥집사의 소신 발언 “지구상에 고양이가 너무 많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딸 ·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이런 살벌한 문구들이 공익광고 전면을 떡하니 차지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라에서 만들고 홍보한 반세기 전 표어들이다. 정부는 1960년대에는 ‘세 자녀’, 1970년대에는 ‘두 자녀’, 1980년대에는 급기야 ‘한 자녀’를 기준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출생률을 낮추는 산아제한 정책을 펼쳤다. 저출생 현상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적극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는 현재에서 돌아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한때 대한민국은 폭발적인 인구 증가세를 걱정하던 국가였다. 참, 격세지감도 이런 격세지감이 없다. 앞에서 언급한 국가 단위의 산아제한 및 출산장려 정책은 이른바 인간 종의 ‘개체수 조절’을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계로 범위를 넓혀서 살펴보더라도, 개체수가 늘어 일정 한계치를 넘긴 다음부터는 오히려 개체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된다.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 속에서 개체수가 조절되기도 하며, 특별한 천적이 없는 경우에는 먹이의 양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개체수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 지구 생태계의 개체수는 일정한 법칙을 가지고 늘고, 줄면서 균형을 유지하도록 조절된다는 것이 현대 생태학이 내놓은 연구 결과다. 개와 고양이를 길들여 반려동물로 삼은 것도 인간이 생태계에 개입한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이렇게 생태계가 자체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에 인간이 개입한다면 어떨까? 이미 오랜 옛날부터 인간은 많은 동식물을 멸종시키기도 하고, 또는 인위적으로 번식을 늘리기도 하면서 생태계에 개입해 왔다. 생존을 위해 야생에서 살던 동물을 길들여서 가축화시킨 것을 시작으로, 이제는 가축 중에서도 일부 동물들을 ‘반려동물’ 삼아 가족처럼 여기기도 한다. 개와 고양이가 이 분야의 대표격이다. 특히 고양이의 위상 변화는 극적이다. 이제는 ‘도둑고양이’라는 말조차도 ‘길고양이’로 대체될 정도니까 말이다. 서론이 길었다. 그러니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인간은 이미 자연계가 유지하는 균형에 깊숙이 개입해 왔고, 그런 가운데서도 반려동물을 기른다는 것은 더욱 적극적으로 균형을 깨뜨리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사랑스러운 강아지, 귀여운 고양이는 당신의 집에 발을 들인 시점에서 야생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아,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책임감을 갖자는 이야기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생태계에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음을 스스로 깨닫자는 것이다. 즉, 개체수 조절의 책임도 인간에게 있다는 뜻이다. 인간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이야기하고 있는데…꾸꾸는 발라당 누워 잠을 잡니다. 귀여우면 다야?

30년 만의 동물복지법 전면 개정, 반가움 속 남는 아쉬움

동물보호법은 1991년 단 12개의 조항을 담아 제정된 이래 30년간 크고 작은 개정을 거쳐 현재 55개 조항으로 보완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보호와 복지의 필요성, 동물의 권리 등에 대한 국민적 감수성 향상의 속도에는 못 미친다는 아쉬움이 있었고, 이러한 시대의 요구와 흐름에 맞게 동물보호법의 전면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되어 왔습니다. 더욱이 동물은 물건이 아님을

에필로그 : 곤충이란 무엇인가

대부분 사람들은 곤충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심지어 매우 싫어하거나 보는 것조차 무서워하기도 하죠. 3년이 넘는 기간, 동그람이를 통해 곤충의 재미있고 특이한 부분들을 일부 소개해 드렸습니다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곤충을 싫어하거나 가까이하기 어려워하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곤충은 생태계의 중요한 일원이며, 인류 미래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관심이 부족할 뿐이죠. 곤충은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

“내 나이가 어때서~♪” 무대 체질(?) 묘르신들의 ‘길거리 공연’

서울의 한 공연장에는 ‘묘르신’들이 대거 모여 산다. 묘르신은 ‘고양이 묘'(猫)와 ‘어르신’의 합성어로, 나이 든 고양이들을 공경하여 일컫는 말이다. 이곳에 묘르신이 많은 이유가 있다. 공연장 측이 공개적으로 급식소를 운영하는 것을 허락하고, 포획 후 중성화(TNR)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서다. 고양이들이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으면 매년 수많은 고양이가 태어나 아깽이 천국이 되고, 힘없는 묘르신들은 영역에서 밀려나고 말 것이다. 푸석푸석한 털, 작아진 눈, 약간 돌출된 입은 묘르신의 특징이다. 공연장의 고양이들은 친한 사이끼리 영역을 공유하고 있었고, 몇몇 구역으로 나누어 살고 있었다. 삼색 고양이 할머니들 가슴 털부터 등의 털까지 온몸이 푸석푸석한 두 삼색 고양이가 중앙광장을 돌아다녔다. 이렇게 한눈에도 나이가 많아 보이는 길고양이들을 가끔 만난다. 그루밍을 적절히 하지 못해 털이 푸석하고 뭉쳐있으면 웬만큼 나이를 먹었겠구나 짐작한다.  외모가 상당히 비슷한 걸로 보아 둘은 가족이 틀림없었다. 겉모습만큼 행동도 무척 닮았는데, 둘의 시선은 같은 곳을 향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 마리가 눈을 감으면 나머지 한 마리도 눈을 감았다. 잠깐이었지만, 두 고양이가 오랜 시간 의지하며 살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늘 붙어다닌다냥.” 야외무대 묘르신들 한겨울 공연이 없는 야외무대는 묘르신들의 경로당이 된다. 나이가 지긋이 들어 보이는 노랑이가 식빵을 구우며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새까만 털에 윤기가 흐르는 고양이가 노랑이에게 다가와 안부를 묻는다. 까망이는 경로당에서 가장 막내 같다. 뱃살, 아니 원시 주머니가 축 처진 고등어 고양이도 잇따라 야외무대에 도착했다. 사람이 나이를 들면 나잇살이 생기듯, 고양이들도 배 주변에 있는 원시 주머니가 늘어진다. 고등어 고양이는 고양이들에게 코 인사를 하며 안부를 묻고 나서, 나무 계단 위에 자리를 잡았다. 연장자 우선인지 노랑이는 볕이 가장 잘 드는 계단 맨 꼭대기에 앉았다. “우리 막둥이 왔냐옹~” 고등어 고양이가 살갑게 코를 맞대며 인사를 한다. 이 구역의 고참 묘르신이 꾸벅꾸벅 졸고 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듯 적당한 거리를 두고 고양이들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 눈은 감았고 아무 움직임도 없다. 그런데 기척만으로도 텔레파시가 통한다고 해야 할까. 사람의 눈과 귀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오가는 것 같았다. “식빵굽기 딱 좋은 날씨다냥. 다 함께 식빵을 구워보자옹.” 공연장의 나이 든 묘르신들을 찬찬히 바라보며 그들의 젊은 날의 모습은 어땠을까 상상해 보았다.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엄마 뒤를 아장아장 쫓아다니던 시절이, 형제들과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놀던 날들이 그들에게도 있었겠지….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