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된 강아지 유치, 그대로 놔둘까 vs 발치 수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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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올해 2세 된 반려견 ‘레옹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레옹이는 생후 4개월 정도 되던 때 파양돼 제가 입양했어요. 보호자가 갑자기 이민을 가게 돼 한 반려견이 파양당했다는 소식을 동물병원에서 우연히 듣고, 제가 데려와 가족이 됐답니다.

보통 강아지들은 1세가 되기 전에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자란다고 들었는데요. 올해 2세가 된 우리 레옹이는 유치가 빠진 걸 제 눈으로 본 적이 없어요. 유치가 자연스럽게 빠지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안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보다 어렸을 적 레옹이가 개껌을 먹다 유치가 빠졌다면, 제가 분명히 알아챘을 텐데요, 유치가 빠진 흔적을 제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유치가 남아있을 텐데, 그대로 두는 게 좋을까요, 빼는 게 좋을까요? 겉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긴 한데, 유치를 뽑아줘야 할까요?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벳아너스 회원 병원 청주 온누리 동물 메디컬 센터의 ‘장석진’ 수의사입니다. 이번 사연은 반려견 유치 관련해 궁금증을 가진 보호자의 사연이네요. 보호자들 사이에서 반려견 유치와 영구치 관리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요. 유치를 삼켜도 되는지, 빠지지 않고 남아있는 유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갈이 시즌에 댕댕이는 이를 많이 가려워해요! 이때 유치를 삼켜도 큰 문제 없으니 걱정 마세요~ 게티이미지뱅크

🔔 댕댕이 유치&영구치
보통 개는 태어난 후 총 28개의 유치가 자라나게 됩니다. 유치는 일반적으로 영구치보다 작고 뾰족하게 생겼습니다. 생후 4개월이 되면 영구치가 자라기 시작하는데요. 이때 영구치가 원래 있던 유치를 밀어내며 유치가 빠지게 됩니다. 유치가 빠질 때를 흔히 이갈이 시즌이라고 말하죠. 유치는 앞니, 안쪽 어금니, 송곳니, 작은 어금니 순으로 빠지게 됩니다. 이갈이 시즌은 일반적으로 생후 4개월에서 시작해 7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치가 빠진 자리에는 영구치 42개가 자라나며, 개는 이 영구치로 평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 이갈이 중 삼킨 유치, 문제없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빠진 유치를 개가 삼켜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보호자가 빠진 유치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지만,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종종 반려견 입에서 피가 나는데, 유치가 안 보인다고 하는 보호자도 있는데요. 개가 빠진 유치를 삼킨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유치가 날 때도 양치하는 습관을 길러 주세요. 그래야 다 커서도 양치 교육을 잘 할 수 있어요! 게티이미지뱅크

🔔 남아있는 유치, 그대로 둔다? vs 발치한다?
만약 이갈이 시즌에 유치가 자연스럽게 빠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면, 발치를 해 주어야 합니다. 그럼 남아있는 유치를 수술하지 않고 그대로 둘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첫 번째 문제, 치석이 빨리 끼게 돼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유치와 영구치는 서로 붙어 있을 수 있는데, 그 사이에 음식물이 끼게 되면서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영구치가 자랄 때 유치를 밀면서 나오기 때문에 유치의 뿌리가 손상될 수 있는데요. 이 손상된 유치의 뿌리가 녹으면서 염증을 일으켜 치석이 더 잘 생성됩니다. 유치 때문에 영구치 잇몸이 손상받으면, 나중에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남아있는 유치가 있다면 발치해야 합니다.

두 번째 문제, 교합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개의 위쪽 송곳니(유치)보다는 아래쪽 송곳니(유치)가 더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아래 송곳니인 유치가 빠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경우, 영구치가 그 안쪽으로 나오면서 위쪽 입천장을 찌를 수 있습니다. 위쪽 앞니와 부딪쳐 염증과 치수염1)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부딪히는 치아는 비뚤어지게 자라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교합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곳의 유치를 발치한다면, 영구치가 유치 자리로 이동해 자라면서 훗날 치아 절단이나 교정을 안 해도 됩니다. 그래서 영구치가 모두 자라는 생후 7개월 전후 동물병원에 방문해 반려견의 치아 검진을 받는 게 좋습니다.

1) 치수염 : 개의 치아 가장 안쪽에 있는 부분을 치수(신경)라고 하며, 치수를 감싸는 상아질(Dentin)이 있으며, 그 상아질을 감싸는 단단한 에나멜(Enamel)이 있다. 치수염은 치수에 염증이 생긴 것인데, 신경에 염증이 생긴 것과 같다. 보통 앞니에 많이 생기며 외형적인 치아 변색이 나타난다. 치아의 변색은 보통 흰색⟶분홍색⟶보라색⟶회색 순으로 진행한다.

그런데 유치가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성장이 모두 끝난 후 스케일링하다가 작은 어금니 쪽에서 유치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소형견은 특히 구강이 작아서 작은 어금니 영구치가 안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그 자리에 있는 유치는 영구치처럼 이미 튼튼하게 자리 잡은 경우도 있답니다.

추가적으로 유치를 발치할 때도 치아 방사선 검사를 해야 합니다. 방사선 검사를 통해 유치의 뿌리를 확인하고, 영구치가 잘 나오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영구치가 잇몸 밖으로 못 나올 경우 나중에 낭(cyst/물혹)을 형성하면서 염증을 일으켜 주변 치아 뿌리를 녹이기도 하고, 특히 하악의 경우에는 턱뼈를 녹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후 9개월 전에는 잇몸 밖으로 못 나오는 미맹출치가 있어도 수술적 처치로 잇몸만 열어줘도 밖으로 나올 수 있으니, 유치 발치를 할 경우 치아 방사선 검사를 꼭 찍어보세요. 너무 늦게 발견하면 잇몸을 열어서 발치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간혹 보호자들 사이 개는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온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유치는 빠질 치아이니 양치질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일 수 있어요. 유치가 나오는 어린 시절에 양치질 교육이 되지 않으면, 다 커서 양치질 교육을 할 때 더욱 어려워집니다. 그러므로 영구치가 다 나오기 전까지 양치질 연습을 해 놓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 아이들은 스케일링을 할 때마다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데요. 스케일링을 한 번이라도 덜 하고, 아이들이 건강한 치아로 씹어먹을 수 있게 하려면 구강 관리가 필수겠지요.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가 치석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데는 24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사람도 하루 세 번 양치질을 하면서도 연 1회 스케일링을 하는데, 당연히 우리 아이들도 양치질과 정기적인 치과 치료를 해 주어야 1살 치아가 20살까지 갈 수 있겠죠? 올바른 구강관리 방법은 한국수의치과협회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반려동물과 생활하며 걱정되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동그람이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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