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해보니 ‘고양이 백혈병’… 어떻게 케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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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얼마 전 길가에 버려진 고등어태비를 구조한 집사입니다.

구조 당시 생후 10개월 정도 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중성화를 더 늦출 수 없을 것 같아서 수술 예약을 하고, 혈액 검사를 했는데

피가 너무 묽고 적혈구 수치가 낮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러 검사 결과 고양이 백혈병 진단을 받았는데요.

길면 3년 정도, 아니면 더 빨리 고양이별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병원에 다녀온 뒤로 안색도 안 좋고 잇몸도 창백하더라고요.

혹시 우리 고양이를 살릴 방법은 없을까요? 주변에서는 항암 얘기도 하던데, 부작용도 있다고 해서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길에서 힘들게 지내온 것 같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지내게 해주고 싶은데, 백혈병을 앓는 고양이를 위해서 집사인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벳아너스 회원병원 이든동물메디컬 정대현 수의사입니다. 어리고 가여운 고양이가 큰 병에 걸려서 많이 걱정되실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이 우리 아이에게 닥치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줘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고양이 백혈병(FeLV) 에 대해 알아보고 병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양이 백혈병은 전염성이 있어 다른 고양이한테 전파될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 백혈병, 어떤 병인지 궁금해요!

고양이 백혈병은 고양이백혈병 바이러스(feline leukemia virus: FeLV) 에 의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전염성이 있어 전파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길냥이들에서 5% 정도가 고양이 백혈병을 앓고 있습니다. 혈액, 콧물, 변, 모유를 통해 전파될 수 있지만 타액에 의해 가장 잘 전파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양이백혈병 바이러스로 인해 면역체계가 파괴되면 빈혈, 림프종 등 다양한 질환에 시달려 아이들이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습니다.

고양이 백혈병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발생하나요?

고양이 백혈병의 증상은 바이러스의 병원성이나 고양이의 나이, 면역상태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백혈병과 마찬가지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주로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방어를 하지 못해 치은염, 구내염, 감기나 호흡기 질환 같은 증상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또한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절의 면역반응으로 인한 림프절의 비대, 식욕부진, 체중감소, 발열, 등의 증상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빈혈 증상으로 인해 잇몸이나 귀 피부가 창백해 보이고 무기력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분 말처럼, 바이러스에 의한 증상이 지속될 시, 대부분 3년 안에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고양이들은 증상 없이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건강한 고양이들은 감염되어도 바이러스가 전신으로 퍼지기 전에 제거할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 백혈병 바이러스에 감염 즉시 문제가 발생하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고양이 백혈병은 감염된 고양이의 나이나 면역상태에 따라 예후나 질병의 경과에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건강하고 면역력이 충분한 고양이들은 백혈병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전신으로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에 완전히 바이러스를 제거합니다.

만약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한 경우, 바이러스가 혈액 중으로 퍼지며 림프절을 비롯한 여려 장기로 확산됩니다. 약 3주 후면 골수까지 감염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몸의 면역이 바이러스를 초기에 제거하지 못하고, 바이러스가 혈액 중에 퍼지고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고양이 백혈병에 감염된 상태라고 합니다.

물론 감염 상태에 있으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무증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무증상인 경우에도 다른 고양이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으니, 반드시 주의하셔야 합니다.

잠복감염의 경우라도 바이러스가 언제든 재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잠복감염인 상태여도 조심해야 할까요?

골수까지 감염이 일어난 뒤에도, 증가된 면역력으로 혈액 중 바이러스들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골수에 남아있는 바이러스는 평생 제거가 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를 ‘잠복감염’ 상태라고 합니다.

잠복감염 상태에서는 다른 고양이에 대한 바이러스 전파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자극(면역억제치료, 임신, 수유)에 의해서 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되어 증상을 다시 일으키고 전파력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치료제가 없다던데… 고양이 백혈병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완치를 가능케 하는 치료법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의학적으로 적용 가능한 치료법들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림프종 치료를 위한 항암치료가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치료가 지시되는 고양이의 경우 적극적인 항암치료가 동반된다고 해도 예후는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상태가 항암치료를 필요할 정도의 상황인지 먼저 확인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현재 사연 속 고양이의 경우처럼 빈혈이 동반된 경우, 조혈자극주사나 철분제 등이 사용될 수 있으며, 떨어진 면역력 회복을 위해 인터페론을 투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를 통해 증상과 사망률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면역력 저하로 인한 2차 감염이 확인된 경우라면, 적절한 항생제나 대증 처치가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보호자분의 관심과 케어가 가장 중요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백혈병을 앓는 고양이, 어떻게 케어해야 할까요?

먼저 고양이 백혈병은 타액으로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꼭 단독생활을 해야 하고 다른 고양이와의 접촉을 전면 차단해 주셔야 합니다. 식기나 물그릇 화장실 등도 다른 아이와 중복사용이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백혈병에 걸린 고양이한테는 보호자분의 관심과 케어가 가장 중요합니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만큼 좋은 영양과 관리가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기 때문이지요. 우리 고양이는 면역력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생고기, 계란, 비저온살균 우유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생충이나 다른 기타 바이러스 감염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심장사상충, 내외부기생충 예방에 신경 쓰셔야 하며, 백신 접종도 필요합니다.

주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하셔서 질병의 진행 정도나 추가적인 질환의 유무도 상담받으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위 환자의 경우는 빈혈 상태로 판단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빈혈의 진행이 없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전통 수의학에서 면역은 먹는 것에서 온다고 합니다. 백혈병 아이가 균형 잡힌 영양식을 잘 먹을 수 있도록 신경 써 주시고, 체중 유지에도 힘써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가 고양이 백혈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감정적으로 힘들고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도 있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계속해서 아이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반려동물과 생활하며 걱정되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동그람이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드리겠습니다.

댓글, 메일로 질문을 남겨주시면 채택된 질문을 직접 수의사,
트레이너, 변호사 등 반려동물 전문가에게 물어봐드립니다.

메일 제목에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라고 써서 보내주세요.
상황 이해가 쉽도록 사진과 영상을 첨부해 주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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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성별 및 중성화여부/입양경로/산책 빈도(개만 해당)

*메일 주소: animalandhuman@naver.com

※기존에 나갔던 사례인 경우 채택되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
질문 전에 다른 솔루션들을 먼저 꼭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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