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르르~💧 밤만 되면 고양이가 눈물을 흘려요

Q. 안녕하세요. 6살 고양이 챠챠와 함께 살고 있는 집사입니다. 챠챠가 며칠 전부터 자꾸 밤에 눈물을 흘려 걱정입니다. 아침이 되면 멀쩡하다가 밤이 되면 한쪽 눈에서 눈물이 자꾸 나오네요. 종종 인터넷에서 사료나 츄르를 먹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고양이를 보긴 했는데요. 챠챠는 사료나 츄르를 먹을 때는 눈물을 흘리진 않아요. 눈을 못 뜨거나 외관상 큰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고 활력이나 식욕도 다 좋은데, 도대체 왜 밤에만 눈물이 흐르는 걸까요? 주변에서는 사료성분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벌써 눈물 자국도 조금 생긴 것 같아 걱정이 많습니다. 밤에만 흘리다 보니 병원에 데려가기도 좀 애매하더라고요. 챠챠가 왜 눈물을 흘리는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벳아너스 회원병원 다온동물병원의 박신열 수의사입니다. 우리 고양이가 눈물을 흘려 많이 놀라셨겠어요. 생각보다 많은 보호자들이 고양이 눈물을 고민하시는데요. 고양이의 눈물을 알아보고, 보호자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눈물이 비정상인 건 아니에요

 

먼저 눈물을 보인다고 무조건 비정상은 아니에요. 눈물은 눈에서 윤활 작용, 세균과 같은 이물질의 세척, 영양공급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을 깜박이거나 하품을 하며 일상생활에서 눈물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눈물은 주변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가령 일교차가 커지고 건조해지는 환절기나, 환기가 원활하지 않아 먼지가 많은 환경일 경우, 눈물양이 많아질 수 있어요. 간혹 좋아하는 놀이를 하거나, 맛있는 간식을 먹을 때 일시적으로 흥분해 눈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품종에 따른 차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페르시안, 히말라얀, 엑조틱 등 얼굴이 납작한 품종들의 경우 안구가 코주름이나 주변 털의 자극을 받기가 쉽고, 눈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항상 눈물이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어, 좀 더 세심한 관리와 관찰이 필요합니다.

간혹 고양이의 눈물이 슬픔, 두려움, 걱정 등의 감정 표현이라고 걱정하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고양이가 흘리는 눈물과 감정은 무관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럴 때 흘리는 눈물은 주의하세요

하지만 눈에 문제가 생겨 눈물의 양이 많아지는 비정상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크게 선천적인 원인과 후천적인 원인으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선천적인 원인으로는 속눈썹(첩모) 이상이 있습니다. 속눈썹이 안구 바깥쪽이 아닌 안쪽을 향해 자라면서 자극을 주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눈꺼풀(안검)이 정상적으로 안구를 덮지 않고, 안쪽으로 말리거나(내번), 바깥쪽으로 말리는(외번) 경우에도 고양이가 눈물을 흘릴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눈꺼풀이 선천적으로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않았다면 안구에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후천적인 원인 역시 다양합니다. 먼저 눈에 이물이 들어갔을 수 있습니다. 먼지, 모래, 털, 화학약품 등이 각막과 결막에 닿아 염증이 발행해 눈물이 흐르는 경우죠. 이외에도 박테리아·바이러스·곰팡이 감염, 면역 매개 질환 등으로 인해 결막, 포도막 등에 염증이 생기거나, 녹내장으로 인해 안압이 높아지면 눈에 통증이 생기는데요. 이로 인해 눈물양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보호자님께서 문의주신 사항처럼, 알레르기 역시 후천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 사료, 진드기, 꽃가루 등 알레르기 반응에 의해 결막에 염증이 생겨 눈물을 흘릴 수 있는데요. 이렇게 질병적인 원인이 있다면 짧은 시간 내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 고양이가 눈을 비벼서 상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넥카라를 씌워주세요.

눈물 자국,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눈물이 고여 있거나 눈곱이 방치될 경우에는 털이 변색되거나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항상 깨끗하게 닦아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닦아주실 때는 깨끗한 천을 사용해 부드럽게 닦아주세요. 눈곱이 너무 많거나 딱딱하게 굳어져 떼어내기 어려울 때는 생리식염수를 살짝 적셔서 녹여보시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눈 주변의 털을 주기적으로 정리해서, 원천적으로 눈물이 고이지 않게끔 해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눈물 자국에 대한 걱정도 해주셨는데요. 눈물에 의해 털의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며 생기는 눈물 자국은 눈물에 함유된 ‘포피린’이라는 성분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발생합니다. 실제로 많은 보호자들께서 눈물 자국으로 고민하면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알고 계실 텐데요. 하지만 어떠한 방법도 확실하게 효과적으로 눈물 자국을 지운다고 입증된 바는 없습니다. 알려진 몇몇 방법들(항생제, 표백제를 함유한 안구세정제 등)은 아이들의 안구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이러한 방법을 적용하기 전에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사연 속 챠챠의 경우 특별히 밤에만 눈물을 흘린다고 했는데요. 만약 밤에 보호자분과 같이 있는 시간이 길다면, 스킨쉽이나 간식 급여처럼 기분 좋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일시적인 흥분으로 눈물을 흘릴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료 등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일 수도 있는데요. 사연만으로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으므로, 근처 동물병원을 꼭 방문해 안과 검사를 추천해드립니다. 챠챠가 건강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반려동물과 생활하며 걱정되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동그람이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드리겠습니다. 댓글, 메일로 질문을 남겨주시면 채택된 질문을 직접 수의사, 트레이너, 변호사 등 반려동물 전문가에게 물어봐드립니다. 메일 제목에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라고 써서 보내주세요. 상황 이해가 쉽도록 사진과 영상을 첨부해 주시면 좋습니다. *필수로 남겨주실 정보 나이/성별 및 중성화여부/입양경로/산책 빈도(개만 해당) *메일 주소: animalandhuman@naver.com ※기존에 나갔던 사례인 경우 채택되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 질문 전에 다른 솔루션들을 먼저 꼭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