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검사, 다른 결과😭… 쿠싱증후군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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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11세인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최근 동물병원에서 쿠싱증후군 검사(LDDST)를 받았는데요. 뇌하수체쪽 이상으로 인한 쿠싱증후군 진단을 받았어요. 그런데 이상한 점은 지금까지 반려견에게 아무 증상이 없습니다. 쿠싱증후군에 걸리면 털이 빠지거나 식욕이 왕성해진다고 들었어요. 저희 반려견은 현재까지도 쿠싱증후군이라고 할만한 증상이 없습니다. 너무 이상해 다른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봤어요. 이번에 사용한 검사 방법은 UCCR이었습니다. 이 검사 결과는 정상으로 나왔어요. 원래 다니던 병원에 물어보니, LDDST 검사 결과가 정확도가 더 높다며 UCCR 검사 결과는 의미 없다는 말을 들었어요.

[참고] -LDDST : 쿠싱증후군 검사 방법 중 하나. 저용량 덱사메타손 억제 시험(Low-dose dexamethasone suppression tests)이라고 하며 주로 줄여서 LDDST라고 부른다.

-UCCR(Urine Cortisol Creatinine Ratio) : 쿠싱증후군의 검사 방법 중 하나로 소변 내 코르티솔 수치를 알아보는 식이다.

증상은 없는데, 두 번의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온 저희 반려견.. 이런 상태라 저도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쿠싱 증후군 약을 먹여야 할까요? 아니면 증상이 나타난 뒤부터 먹여야 할까요? 괜히 증상도 없는데 약을 먹였다가 부작용이 날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요.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두 번의 검사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왔어요. 우리 반려견은 쿠싱증후군이 맞는 걸까요, 아닌 걸까요? 게티이미지뱅크

 

A. 안녕하세요. 벳아너스 회원병원 OK동물병원의 서동철 원장입니다. 이번 사연은 쿠싱증후군 관련해 고민인 보호자의 이야기네요. 이번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에서는 쿠싱증후군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다양한 검사 방법 등 보호자가 꼭 알아야 하는 주의사항들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쿠싱 증후군이란

개의 신장(콩팥) 앞쪽에는 부신이라고 하는 땅콩 모양의 작은 기관이 있습니다. 이 부신에서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스트레스를 담당하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정상적인 경우 머리(뇌)에서 코르티솔을 1만큼 만들라고 명령 내리면 부신에서 1을 만들고, 10만큼만 만들라고 명령을 내리면 10을 만들어야 합니다. 코르티솔이 생성 및 분비되는 과정은 이런 명령체계를 따르는데, 머리(뇌) 자체에서 명령을 이상하게 내리거나 혹은 머리(뇌)에서 내리는 명령과 상관없이 과다하게 생성 및 분비되는 질환을 쿠싱 증후군(=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라고 합니다. 코르티솔 분비가 과다하면 스테로이드를 오남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생체 전반적인 면역력이 떨어져서 여러 장기에 문제를 일으키고 합병증으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쿠싱증후군의 증상 :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쿠싱증후군(=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 생기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① 다음/다뇨 증상: 반려견이 물을 너무 많이 마셔 보호자가 물그릇을 채우고 채워도 (반려견이) 마실 물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소변의 양이 많아져서 오줌 색이 거의 투명한 물에 가까울 정도이며, 소변의 횟수도 많아집니다. 소변량이 많아지며 배뇨 실수도 자주 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②식탐이 증가해서 먹는 양이 갑자기 늘거나 ③간이 커지면서 배가 불룩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④ 헥헥거리는 증상과 ⑤전신의 근육 쇠약으로 인한 무기력증 ⑥피부가 얇아져 배 쪽의 파란 정맥혈관이 선명하게 보일 수도 있어요. ⑦척추를 기준으로 좌우에 대칭적으로 탈모가 생길 수도 있고, ⑧ 세균 곰팡이에 감염에 취약해져서 만성 피부병이 생기기도 합니다.

위 8가지 증상들 중 한 가지만 나타날 수도 있고, 2~3가지 이상의 증상이 겹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건강검진 중 혈액검사를 하다가 ALP(간효소수치)가 올라가는 등 관련 징후가 우연히 발견되어 추가 검사를 통해 진단되기도 합니다.

쿠싱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반려견이 물을 과하게 많이 먹는 거예요! 게티이미지뱅크

 

🔔쿠싱증후군, 왜 생기는 걸까?

이런 쿠싱증후군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3가지입니다.

➊ 뇌하수체 이상(뇌하수체 의존성)
뇌의 여러 구조 중 뇌하수체라는 곳에 종양이 생기면,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머리(뇌) 자체에서 코르티솔을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만드는 이상한 명령을 내립니다. 뇌하수체 호르몬이 필요 이상으로 분비되고 그로 인해 부신에서 코르티솔을 과도하게 만들어 쿠싱증후군이 생기는데요. 쿠싱증후군에 걸린 개의 대부분 이 원인이며, 특히 소형견에게 더 흔합니다.

➋ 부신 자체의 문제(부신 의존성)
머리(뇌)에 이상이 없지만 부신에 종양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부신 종양으로 인해 코르티솔을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생성해 쿠싱증후군이 발생하게 되는데, 주로 대형견에게 많이 생깁니다. 그럼 뇌하수체와 부신에 왜 종양이 생기는지도 궁금해할 수도 있는데요. 이는 유전적인 요인이 아주 크게 작용합니다.

➌ 스테로이드 약물 과다 사용(의인성)
뇌하수체나 부신에 문제가 없어도 쿠싱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 피부병이나 아토피, 신경계 질환, 면역계통질환 등을 치료할 때 스테로이드 성분 약물을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를 장기간 또는 과하게 사용한 경우는 코르티솔이 필요 이상 생성된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해 결국 쿠싱증후군이 생길 수 있습니다.

🔔쿠싱증후군의 진단 방법

쿠싱증후군은 ACTH 자극 시험 1), LDDST 검사 2), UCCR 소변검사 3), 부신 초음파 검사로 진단하는데, 여러 방법이 이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100% 확실한 진단법은 없는 상태입니다.

1) ACTH 자극 시험 : Adrenocorticotropic Hormone의 줄임말로, 부신피질자극호르몬 검사라고도 부른다.

2) LDDST 검사 : 저용량 덱사메타손 억제 시험. (Low-dose dexamethasone suppression tests)

3) UCCR 소변검사 : 소변의 코르티솔을 측정하는 검사. (Urine Cortisol Creatinine Ratio)

검사는 보통 초음파로 먼저 부신의 크기가 종양 발생 등의 이유로 커져 있는지 확인한 뒤 ACTH 자극 시험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상태에서 채혈을 하고 ACTH 자극 호르몬을 투여한 다음 1시간 후에 다시 채혈합니다. 두 혈액 모두에서 혈액 내 코르티솔 농도를 측정하는데요. 이때 정상 수치를 넘어가게 되면 쿠싱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검사는 뇌하수체나 부신에 이상이 생겼더라도 코르티솔이 정상 수치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ACTH 자극 검사를 보완한 검사 방법이 LDDST 검사입니다. 일반적인 상태에서 채혈하고, 저농도의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다음 4시간이 지났을 때 한 번, 8시간이 지났을 때 또 한 번 채혈해 혈액 내 코르티솔을 측정합니다. ACTH 자극 시험에 비해 쿠싱증후군을 진단하는데 용이하지만, 25~55% 확률로 쿠싱증후군이 아니지만 쿠싱증후군 양성인 것처럼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UCCR 소변검사는 3일간 오전 동일한 시간대에 소변을 받아, 소변 내 코르티솔을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진단에는 용이하지만, 이 검사 또한 75~80%의 확률로 쿠싱증후군이 없는데도 정상 수치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쿠싱증후군, 검사 방법은 여러 가지이나 아직 100% 확실한 진단 방법은 없어요. 게티이미지뱅크

🔔검사마다 다른 결과… 보호자는 혼란스러워요!

앞서 말씀드린 쿠싱증후군의 증상이 한 가지만 나타났지만 뚜렷하고, 동시에 특정 검사를 받았을 때 양성 수치가 나온다면 쿠싱증후군으로 진단 가능합니다. 적절한 농도의 치료 약을 먹으며 평생 관리하면 증상이 사라지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위 사연 속 보호자의 반려견은 두 번의 검사 중 한 번의 검사에서만 쿠싱증후군으로 나왔으며, 쿠싱증후군의 증상은 전혀 없다고 했는데요.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세 가지 검사 중 어떤 검사라도 검사 수치가 정상을 크게 벗어난다면(혹은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다면) 적정한 농도의 호르몬 치료를 받길 추천드립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며 호르몬 수치가 정상 수치로 돌아오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합니다.

단, 검사 방법에 따라서 양성과 음성 결과가 달라지고, 검사 수치도 경계 수치 정도로 미약하게 올라갔으며, 임상 증상도 없다면 특별한 약물 치료 없이 정기적인 검사만 받아보길 바랍니다. 꾸준히 검사를 하면서 쿠싱증후군 관련 증상이 나타나는지 유심히 확인해 주세요.

우리 댕댕이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해서 쿠싱증후군 약을 보호자 마음대로 끊으면 안 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쿠싱증후군, 당뇨처럼 평생 관리할 질병

스테로이드 약물 과다로 인한 의인성 쿠싱증후군인 경우, 스테로이드를 중단하고 관련 증상을 제어할 대체 약물로 전환하는 게 시급합니다. 필요한 경우 코르티솔의 분비량을 줄여주는 약물치료를 일정 기간 병행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는 경우에 따라 완치가 가능합니다. 만약 뇌하수체에 이상이 생긴 경우, 안타깝게도 수술적 방법이나 완치할 방법은 없습니다. 약물 치료를 평생 진행하면서 정기적인 호르몬 검사로 혈중 코르티솔 농도가 잘 유지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부신에 문제가 생겼다면, 수술이나 항암 치료를 통해 종양 제거를 시도해 볼 수 있고요. 필요하다면 역시 정기적인 검사와 함께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습니다.

쿠싱증후군으로 진단이 되었다면 전반적인 면역력이 저하돼 췌장염과 당뇨, 심장, 신장(콩팥) 질환이 같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로 질환의 발생 여부나 심각도를 파악해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쿠싱증후군은 당뇨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므로 컨디션이 좋은 거 같다고 약물 투여를 임의대로 중단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적절한 관리를 통해 우리 반려동물의 건강을 잘 관리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반려동물과 생활하며 걱정되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동그람이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드리겠습니다.
댓글, 메일로 질문을 남겨주시면 채택된 질문을 직접 수의사,
트레이너, 변호사 등 반려동물 전문가에게 물어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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