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당’으로 힘겨운 반려견… 고구마를 활용하라?

0

Q. 안녕하세요, 석달 전 반려견을 입양한 초보 집사입니다. 그전에 반려견을 길러 본 적이 없고, 이번이 처음이라 관련 책이랑 유튜브 보면서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 반려견은 처음 입양했을 때부터 조금 이상한 증상을 보였습니다. 다리가 갑자기 뻣뻣해지더니 몸을 잘 못 가누더라고요. 덜덜덜 떨기도 하고 휘청휘청거리고도 했고요. 너무 놀라서 사료 몇 알이랑 설탕물을 줬었는데, 정말 또 멀쩡하게 잘 돌아다녔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실수로 사료의 양을 충분하게 주지 않아 배가 고파 이런 증상을 보인 줄 알았는데요.

최근 들어 동일한 증상을 3번 정도 더 보였어요. 사료랑 물을 잘 주는데도 이런 증상이 반복됐다면 사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동물병원에 가보니 저혈당 증상이라며 MRI를 찍어보자고 하셨어요. 사실 너무 당황스럽고 놀라서 수의사 선생님이 해주신 여러 설명이 기억이 나질 않아요. 다시 동물병원에 방문해 상담을 받아봐야겠지만, 이런 저혈당이 자주 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 반려견 정말 큰 병에 걸린 걸까요? 도와주세요!

다리가 갑자기 뻣뻣해지더니 몸을 잘 못 가눈 반려견… 저혈당 증상은 왜 나타나는 걸까요? 게티이미지뱅크

 

A. 안녕하세요 벳아너스 회원병원 부평종합동물의료센터 박정순 수의사입니다. 우선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반려견과 함께 살며 행복한 일만 가득하면 좋겠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죠. 특히, 반려견이 아플 때 보호자 입장에서는 걱정되고 마음이 아프기 마련입니다. 사연을 읽어보니 반려견이 저혈당 증상을 보이고 있네요. 이번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에서는 반려견의 저혈당 증상과 원인 그리고 보호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개의 저혈당이란?

개의 저혈당은 나이가 아직 어린 개에게 종종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일반적으로 혈당이 60mg/dL(데시리터당 밀리그램) 이하인 상태를 말하는데요. 저혈당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불안, 기력 소실, 보행장애, 경련, 혼수 등이 나타납니다.

🔔저혈당 증상은 왜 발생할까?

저혈당은 크게 2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혈당 생산이 감소하거나 (혈당이 생성됐으나) 혈액에 있던 당이 계속해서 소실돼 저혈당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어린 개와 고양이는 대부분 혈당 생산이 감소돼 저혈당이 나타나게 되는데요. 이는 부적절한 음식 섭취와 관련이 높습니다. 나이가 많은 개와 고양이의 경우는 혈액 내 당이 소실되며 저혈당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는 인슐린의 과다 투여, 인슐린 종양1), 전신염증, 패혈증 등 주로 질병적인 부분과 관련이 많습니다. 간혹 어린 개와 고양이에게도 질병적인 원인으로 저혈당을 보일 수 있는데, 이는 간혈관기형(PSS)2), 호르몬 이상, 간부전, 중독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1) 인슐린 종양 : 상복부에 위치한 췌장은 소화관 내로 분비되는 소화액과 다른 호르몬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슐린을 생성한다. 인슐린을 생성 및 분비하는 췌장의 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인슐린 종양이라고 부른다. 종양은 악성이거나 악성이 아닐 수 있다. ​

2) 간혈관기형(PSS/Portosystemic Shunts) : 비정상적으로 생긴 혈관 때문에 혈액이 간을 제대로 통과하지 않아 생기는 질환이다. 간은 혈액에 포함된 불순물과 독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데, 간혈관기형 질환이 있으면 간이 제 기능을 못해 간성뇌증을 보이게 된다. 선천적인 이유가 커 생후 7~8개월의 강아지에게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 개와 고양이에서는 부적절한 음식 섭취 때문에 저혈당이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저혈당, 보호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시적인 저혈당의 경우, 경미한 증상과 함께 대부분 빠른 회복을 보이며 후유증을 남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저혈당이라면 뇌세포에 영양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심각한 신경증상을 남기게 되어 생명을 위협함과 동시에 후유증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혈당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의식이 존재한 채 저혈당 증상을 보인다면 소화가 빨리 되는 단당류를 공급해 주는 게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설탕물이나 꿀물, 과일 주스가 도움이 될 수 있고, 탄수화물 식이(고구마, 감자, 밥) 등을 사료에 추가해 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의식을 잃는 등의 증상이 심각하다면,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 내원하여 포도당 주사와 체온 유지를 위한 보온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 저혈당 증상을 계속 보인다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갓 태어난 강아지와 고양이는 첫 4주 동안 매일 체중의 5%가 증가합니다. 생후 4~5개월령까지는 성견 예상 몸무게의 50%에 도달하는 게 정상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내 반려견에 맞는 영양 공급이 우선!

문의하신 반려견은 반복적인 저혈당 증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우선 그동안 식이관리가 잘 되어 왔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영양 불균형 상태가 오래되었다면 정상 체계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또한 영양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반복적인 저혈당이 지속된다면 기생충, 간질환, 호르몬 질환 등 특수한 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보다 정밀한 검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갓 태어난 강아지와 고양이는 첫 4주 동안 매일 체중의 5%가 증가하여야 합니다. 그 후 4~5개월령까지 성견 예상 몸무게의 50%에 도달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영양적인 부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영양이 부족한 상태라면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많은 행동학적 문제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연 속 보호자님은 우선 사료 급여량이 적당한지 먼저 계산해 주세요. 가까운 동물병원에 내원하면 수의사가 개체에 맞는 사료량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으며, 그에 맞게 급여하면 됩니다.

진료를 보면서 반려동물의 영양 공급에 대해 잘 몰라 적당한 사료 양을 잘못 아는 보호자들을 생각보다 많이 봤습니다. 너무 적게 주거나 혹은 너무 많은 양의 사료를 공급해 반려견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죠. 반려견의 건강한 성장과 올바른 식이 습관의 토대는 충분한 영양 공급입니다. 우리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영양에도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주세요.

반려동물과 생활하며 걱정되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동그람이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드리겠습니다.
댓글, 메일로 질문을 남겨주시면 채택된 질문을 직접 수의사,
트레이너, 변호사 등 반려동물 전문가에게 물어봐드립니다.
메일 제목에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라고 써서 보내주세요.
상황 이해가 쉽도록 사진과 영상을 첨부해 주시면 좋습니다.

*필수로 남겨주실 정보
나이/성별 및 중성화여부/입양경로/산책 빈도(개만 해당)

*메일 주소: animalandhuman@naver.com

※기존에 나갔던 사례인 경우 채택되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
질문 전에 다른 솔루션들을 먼저 꼭 확인해 주세요!

Leave a Comment

랭킹 뉴스

실시간 급상승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