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현재 임시보호하는 댕댕이 ‘로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로또를 처음 데려올 때 동물단체 담당자분에게 로또의 성향에 대해 들었는데요. 로또가 쉼터에서도 굉장히 소심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파양 경험이 2번 정도 있어서 쉼터에서도 사람 눈치를 많이 봤다고 해요. 그런 면이 안타깝기도 하고 제 눈에는 너무 예뻐서 입양 전제 임시보호를 시작했어요. 용기 내서 시작한 임시보호인데 처음부터 난관에 빠졌습니다. 로또가 대소변을 참으면서 잘 안 눕니다. 용변을 보는 텀이 하루가 넘어요.. 정말 길 때는 이틀 만에 소변을 본 적도 있어요. 다행히 변 상태는 괜찮았어요. 로또가 저희 집에 오기 전 다른 임시보호처에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집에는 마당이 있어서 실외 배변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하루에 산책을 3번씩 나가면서 밖에서 실컷 누게끔 했는데도 안 눠요..한 번은 집 안 화장실에 소변을 보길래, 화장실에 들여보내 5분 동안 소변보길 기다렸는데 안 눠요.. 거실에도 대형 사이즈의 배변패드를 깔아놨지만 냄새도 안 맡아요. 저희 로또가 대소변을 이렇게 극도로 참는 게 아직 집에 적응을 못했다는 뜻일까요? 벌써 한 달이 넘어가는데 이렇게 대소변 참다 병 걸릴까 봐 걱정됩니다. 실내외 배변을 모두 거부하는 저희 로또, 어떻게 해야 할까요? |

A. 안녕하세요.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일하는 트레이너 김민희입니다. 생활환경이 바뀌었을 때 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이 걸릴 수 있는데요. 하지만 로또의 경우엔 배변 문제가 한 달 넘게 지속되다 보니 보호자님도 걱정이 많으실 듯합니다.
배변을 오래 참는 경우 방광염이나 변비와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대소변에서 피가 나오거나 로또가 대소변을 눌 때 아파하는 모습이 보이면 꼭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길 먼저 권장 드려요. 이번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의 솔루션은 로또의 건강 이상이 없다는 전제하에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선호하는 배변 장소를 찾아라!
반려견은 저마다 선호하는 배변 장소가 있습니다. 배변패드를 선호할 수도 있고, 로또처럼 화장실 바닥(타일 바닥) 혹은 실외 잔디를 좋아할 수도 있죠. 로또의 이전 임시보호처의 마당이 시멘트 바닥인지, 잔디밭인지 알 수 있다면 그와 비슷한 배변 장소를 만들어 주면 좋습니다. 하지만 이를 알 수 없다면, 현재 보호자와 함께 산책할 때 로또가 특히 좋아하는 장소의 바닥을 눈여겨 봐주세요. 만약 산책 시 유난히 잔디 바닥을 좋아한다면, 집 안에도 잔디 배변판을 만들어 주는 게 좋습니다.
산책을 나갔을 때도 로또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먼저 배변할 때까지 대기해 주세요. 배변이 끝나면 본격적인 산책을 진행하는 방향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배변하기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보단 인적이 드문 장소 혹은 로또가 냄새를 오래 맡는 장소에서 5~10분 정도 기다려 주세요. 로또는 충분히 냄새를 맡고 안전한 장소라고 인지한 후에 배변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로또 배변할 때 보호자는 얼음!
개는 잘 때와 배변할 때 가장 공격받기 쉬운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그렇기에 개는 배변할 때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 장소를 선호하는데요. (각 개체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배변할 때 실내보다는 실외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만약 개 스스로 주위 환경이 충분히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면, 잠과 배변 관련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로또는 ‘굉장히 소심한 성격’이며, 이전 임시보호처에서는 마당에서 주로 배변했다고 했는데요. 마당이라는 공간은 로또가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지만, 보호자 외에는 다른 사람이 출입할 수 없는 공간이죠. 타인이나 타견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기에 로또에겐 최적의 배변 장소였을 겁니다. 지금은 산책로 혹은 집 안에서 배변해야 하는데, 다른 자극들이 신경이 쓰여 배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죠. 더군다나 로또가 현재 새 공간에 적응하는 기간이라면 더욱 배변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만약 로또가 배변하기 편안한 장소를 찾지 못해 배변을 참는 경우라면, 아래 사항들을 지켜주세요.
① 배변 중인 로또와 눈 마주치지 말기!
로또가 산책 중 땅 냄새를 맡거나 냄새를 맡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빙글빙글 돈다면, 이는 배변 신호입니다. 이럴 때는 보호자님이 로또와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말아 주세요. 아예 다른 방향을 보고 있거나, 잠시 제자리에서 휴대폰을 하는 등 무시해 주는 게 좋습니다.
② 배변 봉투나 휴지는 미리 꺼내지 말자!
또한, 로또가 배변 신호를 보일 때 절대로 배변 봉투나 휴지를 꺼내 미리 치울 준비를 하지 마세요. 배변을 성공한 후에 보상을 주기 위해 간식을 가방에서 부산스럽게 꺼낼 수도 있는데, 이 또한 자제해 주세요. 로또가 만약 간식을 잘 받아먹는다면, 볼일을 다 본 뒤 배변 장소에서 조금 걸어 나와 차분하게 간식을 꺼내 주세요. 의외로 많은 반려견이 보호자의 이런 부산스러운 준비 행동으로 인해 배변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답니다.
반려견이 배변을 시작함과 동시에 보호자가 봉투나 휴지들을 준비하면, 반려견은 ‘배변=보호자가 움직인다’라고 인식을 할 수 있어요. 이렇게 되면 배변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재촉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죠. 로또가 이렇게 인식하지 않도록 산책 중 배변할 때는 보호자님이 움직이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③ 실내 배변을 했다면, 15분 뒤 치우자!
로또가 실내 배변을 했을 때는, 바로 치우기보단 10분~15분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치워 주세요. 이래야 로또도 배변 시 사람을 신경 쓰는 정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먹은 만큼 볼일 보는 게 당연!
어떠한 동물이든 먹은 만큼 배변을 봅니다. 로또의 식성은 잘 모르겠지만, 너무 적게 먹어 배변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확인해 주세요. 만약 그렇다면 로또가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할 때까지는 좋아하는 음식을 더 주어 먹는 양을 늘리는 방식으로 배변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단, 배변을 위해 급하게 급여량을 늘리면 건강 문제도 함께 생길 수 있습니다. 로또가 배변을 충분히 편하게 할 때까지는 평소 급여량의 10~20% 정도만 늘려주세요. 육류 알레르기가 없다면, 특식(육류)을 급여해 변의가 더 생기게끔 만들어 배변을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소변을 유도하기 위해 이뇨 작용이 있는 수박을 소량만 먹이거나, 물에 락토프리 우유(혹은 반려견 전용 우유)를 소량 희석해 줄 수도 있습니다. 사료를 습식으로 바꿔 음수량을 늘리는 방법도 있고요. 위에 설명한 방법들(선호하는 배변 장소 찾기, 배변 중 움직이지 말기)과 함께 실천한다면 로또의 배변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로또가 교육을 받고 배변을 훨씬 잘 하게 되더라도, 한두 달 정도는 배변 장소와 습관이 몸에 익도록 똑같은 배변 루틴을 만들어 주세요. 배변 장소를 옮기거나 갑자기 배변패드를 바꾸는 등의 변화는 나중으로 미뤄주는 게 좋습니다.
사람도 낯선 장소에 가면 잠을 설치고, 갑작스럽게 변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우리 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나 반려견이 배변할 때, 반려인이 부산스럽게 봉투를 꺼내거나 휴지를 꺼내는 행동은 반려견의 쾌변을 방해하는 큰 요소입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드리면, 반려인의 부산스러운 행동은 사람이 볼일 보고 있는데 다른 가족이 빨리 나오라며 문밖에서 호통치는 것과 같은 상황인 거죠.) 때로는 과한 관심보단 무관심이 반려견이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부디 로또의 쾌변, 쾌뇨를 기원합니다🙏
반려동물과 생활하며 걱정되거나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필수로 남겨주실 정보 *메일 주소: animalandhuman@naver.com ※기존에 나갔던 사례인 경우 채택되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 |
김민희 (Ash) 비강압식 트레이너, 교육 인스트럭터
자유분방한 반려견 ‘기무쭈’와 무지개다리를 건넌 ‘아로’, ’슈슈’의 반려인이자 반려동물 전문가.
동물 교육뿐 아니라 나아가 반려인과 동물 업계 종사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여,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행복한 공존을 목표로 한다.
현재 KPA KOREA의 운영팀이자, AHA에서 AD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