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옥상에서 한 남성이 강아지의 주둥이를 쥐고 들어 올리는 등 학대를 가하는 모습이 포착돼 동물단체가 나서 개를 구조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위액트’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9일 발생했습니다. 전북 정읍시의 주택에서 한 남성이 강아지의 주둥이를 쥐고 들어 올렸습니다. 이 모습을 목격한 시민은 “처음에는 개의 비명소리가 들려서 소리가 나는 곳을 봤더니 남성이 강아지의 주둥이를 움켜쥔 채 흔들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목격자는 영상을 찍으면서 경찰에 동물학대 신고를 했지만, 최초 출동한 경찰은 “개가 위층으로 도망치려 해 잡다 보니 그렇게 됐을 뿐, 학대가 아니다”라는 남성의 말만 듣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목격자에게 말했습니다.
목격자는 이 사실을 위액트에 제보했고, 위액트는 현장에 직접 나서면서 정읍시에 동행을 요구했습니다. 남성은 위액트 활동가들을 보자마자 “당신들이 신고했느냐”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는 “개가 소리 지르는 게 전부 학대라면, 세상에 동물학대 아닌 게 어디 있느냐”고 말하며 학대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남성은 동물학대를 부인했지만, 이웃의 증언은 달랐습니다. 위액트 함형선 대표는 동그람이에 “복수의 주민들로부터 ‘저 집은 술만 마시면 개를 때리는 집’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함 대표는 이웃으로부터 남성의 가정폭력 전력도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남성은 영상 속 학대당한 3개월령 강아지 외에도 1~2세로 추정되는 성견 2마리를 더 키우고 있었습니다. 위액트는 키우는 모든 개의 소유권을 포기하라고 설득했지만, 남성은 이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동석한 정읍시 관계자와 위액트 활동가들의 설득에 못 이겨 소유권을 포기했습니다. 함 대표는 “동물학대도 심각하지만, 학대자가 개를 키우는 환경도 문제였다”며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위액트가 공개한 현장 사진에 따르면 개들이 마시는 물그릇에는 이끼가 끼어 있었고, 근처에는 치워지지 않은 개의 대변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구조된 개들은 현재 동물병원에서 치료 중입니다. 함 대표에 따르면 학대당한 강아지는 눈 주위가 충혈된 상태였고, 발톱 하나가 빠져 있었습니다. 성견들 역시 실외에서 키워진 까닭에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상태라고 합니다. 위액트는 치료를 마친 뒤 해당 개들의 입양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함 대표는 “동물보호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라며 “엄벌을 통해 사람들이 동물학대가 처벌받는 범죄라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도 경찰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동그람이 정진욱 8leonardo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