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사고? 동물학대? 금붕어의 죽음을 전시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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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부터 전남 도립미술관에 전시된 설치미술 작품 ‘피시'(Fish). 링거 주머니에 금붕어를 넣어 죽는 과정을 보여주는 의도로 제작됐는데, 관람객과 동물보호단체로부터 ‘동물학대’라는 문제제기를 받아 결국 철거됐다. 전남도립미술관

미술관에서 금붕어가 죽어가는 모습을 전시한 작품이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인 끝에 결국 철거됐습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지난달 30일부터 ‘애도 : 상실의 끝에서’라는 이름의 기획전시전을 열었습니다. 전쟁과 전염병, 각종 재해 등 개인에게 일어나는 심리적 고통을 극복하려는 승화의 과정을 추적하기 위한 전시입니다.

그런데 이 전시회 중 한 작품이 논란이 됐습니다. 유벅 작가의 ‘피시’(Fish)로, 사람을 치료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링거 주머니에 금붕어를 넣은 설치미술 작품입니다. 작가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금붕어가 죽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은 폭력성과 이중성을 표현하려 했다고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작품을 본 일부 관람객이 링거 주머니 안에서 금붕어가 서서히 죽는다는 작품 설명을 들은 뒤에 동물학대가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동물보호단체도 항의하자 미술관 측은 결국 링거병 안에 잇는 금붕어를 모두 회수했지만, 전시 중이던 15마리 중 5마리는 이미 폐사한 상태였습니다.

항의를 받은 뒤 미술관 측은 작가와 협의해 작품을 철거하고 금붕어를 회수했지만, 15마리 중 5마리는 이미 폐사했다. KBS 뉴스 유튜브 캡처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미술관은 광장의 기능도 하고 담론도 생산하는 곳”이라며 “관람객의 의견도 소중하고 동물보호단체의 입장도 존중해 작가와 협의해 금붕어를 회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논란에 대해 유 작가는 “시간이 흐르면서 금붕어가 죽어가는 것도 작품의 과정이라 설명했는데, 금붕어가 빠져 작품으로서 의미는 없어졌다”며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면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예술가는 일반인의 사고와 다르게 생각하고 표현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동그람이 정진욱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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