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입양? 동그람이는 위 ‘두 가지 마음의 준비’를 착실히 한 분들의 감동 입양 후기를 전해요🙏 이번 사연은 유기동물 입양 센터 ‘발라당 유기견 센터(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을 통해 반려묘 ‘올리(전 이름은 곰이/남아/8세)’를 입양한 ‘유옥영’ 님의 사연입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2022년 2월 25일 반려견 ‘올리🐶’를 가족으로 맞았어요. 올리는 8세의 요크셔 테리어인데요, 작고 고집이 있지만 까탈스럽지는 않아요. 활발한 성격이라 잘 뛰어다니지만 또 얼마나 착하고 순진무구한지 모른답니다. 지금은 저의 소중한 가족이지만, 올리는 저를 만나기까지 과정이 참 험난했습니다. 올리는 안락사 위기와 항문 종양 수술 등을 모두 이겨내고 저에게 왔어요. 이렇게 작은 개가 세상의 풍파를 모질게도 맞았구나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아픕니다.

🐶올리의 과거
올리는 올해 초 서울시 강남구 수서동 인근에서 발견돼 시위탁 유기동물 보호소에 머물렀다고 해요. 노란 옷을 입고 검은색의 목줄까지 차고 있는 상태로 구조된 올리. 누가 봐도 가족과 사는 반려견인 것처럼 보였는데 , 건강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항문에는 탈장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었고, 우측 귀에는 외이염이, 온몸에는 각질이 생기는 피부염도 심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동물 구조 및 입양 단체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에서 올리를 구조해 치료받게 해줬어요. 시위탁 보호소에서 올리는 입양이 안 돼 안락사 명단에 올라갔었다고 하는데요. 단체의 도움 덕분에 올리는 살아서 보호소 문밖을 나올 수 있었어요.
바로 검사를 받아보니 올리는 항문 쪽 종양 때문에 수술이 불가피했다고 해요. 항문 밖으로 돌출된 커다란 종양이 양성인지 악성인지를 알려면 조직 검사가 필요했고, 다행히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죠. 두 차례의 수술을 받았고, 귀 외이염 피부 치료까지 꾸준히 받으며 올리는 건강을 회복해 나갔어요. 컨디션이 좋아지니 올리의 표정도 훨씬 밝아진 게 눈에 보이더군요. 입양 공고에 있던 모습은 공포에 떨고 있었고, 통증 때문에 눈도 제대로 못 떠 보였는데, 치료를 어느 정도 받은 올리의 모습은 똘망똘망한 눈빛을 자랑했었어요.

🌈반려견 두 마리와 연이은 이별
저는 올리를 입양하기 전 ‘쓰리’와 ‘아리’라는 이름의 반려견과 함께 살았었습니다. 그런데 건강하던 쓰리(18세)가 올해 2월 갑작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쓰리가 떠나고 장례식을 치러준 뒤 남은 아리가 걱정되더군요. 아리와 쓰리는 유난히 친하기도 했고, 서로 의지하며 지냈습니다. 아리에게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허전함을 채워주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온라인으로 유기동물 입양을 찾아보던 중 우연히 발라당 유기견 센터를 알게 됐습니다. 그곳에 병든 요크셔 테리어 한 마리가 수술을 마쳤으며, 퇴원 후 머물 수 있는 임시보호처나 입양처를 찾는다는 글을 봤어요. 바로 올리었지요.

그런데 쓰리가 떠난 후 아리마저 무지개다리를 건너버렸습니다. 쓰리가 떠난 직후 밥을 거부하더니 5일 만에 지구별 여행을 마쳤죠. 두 마리가 이렇게 연이어 떠나니 저는 그야말로 공황상태가 되어버렸어요. 아리의 장례식이 끝난 후 무기력하게 지내기만 했죠. 그렇게 지내다 잊고 있던 올리가 문득 생각이 났어요. 이미 임보처나 입양처를 찾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근황을 찾아봤는데요. 올리는 여전히 병원에서 퇴원하면 갈 곳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처음에는 올리를 데려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바로 결정을 내리지 못했어요. 쓰리와 아리를 그렇게 떠나보내고, 올리를 데려왔다가 잘 보살펴주지 못하면 어떡하나 고민도 많이 했죠. 그때 저를 잘 아는 지인이 용기를 많이 주셨고, 반려동물을 잃은 상실감 치유를 위해서라도 올리를 빨리 데려오길 조언해 주셨죠. 저도 깊은 고민 끝에 올리를 데려와 임시보호부터 시작하게 됐습니다.
👋올리야, 안녕! 인제 여기가 네 집이야
올리는 처음 저희 집에 왔을 때 여기저기 냄새를 맡으며 호기심 어린 반응을 보였어요. “여기가 인제 네 집이야!”라고 말해줬더니 마치 알아듣기라도 하는 듯 꼬리를 살랑이며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주변 지인들에게 올리가 왔다고 소식을 알렸는데, 다들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며 축하 인사를 해주기도 했죠. 한 지인은 올리의 외이염과 피부염 치료에 필요한 약까지 지원해 주셨어요. 올리가 저희 집에 올 운명이었는지 정말 많은 분들의 인사를 받았답니다.

올리가 처음 집에 왔을 때는 잘 적응하도록 기다려 줬어요. 먼저 다가가기도 했지만 올리가 스스로 마음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렸죠. 그래서 초기엔 저와 올리가 어색하고 데면데면한 사이를 유지했는데요. 점점 친한 사이가 되면서 올리는 적응을 금방 마쳤어요.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배변도 잘 가렸죠. 제가 퇴근하고 돌아오면 꼭 산책을 나가는데요. 귀엽고 작은 발로 열심히 걸어요. 가끔 보면 올리가 뛰어가는 게 아니라 날아가는 것 같기도 해요. 사진을 찍으면 올리의 발이 공중에 붕 떠 있는 모습이 많은데요, 올리가 산책하러 나갈 때마다 참 신나보여 저도 기분이 좋아요. 올리와 매일 산책하러 나가면서 제 건강도 좋아졌답니다. 올리와 함께 하는 삶이 저에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참 많이 주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올리의 🎂입양 100일 파티🎂를 열었어요. 성대한 파티까진 아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능력껏 올리를 위한 100일상을 차려줬지요. 집에 있던 캔 사료와 간식 등으로 한상 가득 차려줬고 사진도 열심히 찍었죠. 올리는 사진 찍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정말 똑똑해서 사진만 찍으려 하면 금방 알아채고 휴대폰 카메라를 절대 쳐다보지 않죠. 100일 기념 인증샷은 꼭 남기고 싶었는데, 이 정도면 성공한 것 같습니다!
올리야! 우리 집에 와줘서 너무 고마워. 가끔 너의 입양을 고민하며 망설였던 때를 생각하곤 해. 그때 만약 내가 널 입양하지 않았다면.. 난 지금 이렇게 행복하지 않았을 것 같아. 사랑스러운 네가 우리 집에 와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올리야, 너도 올해 8살이니 앞으로 건강관리가 필요할 것 같아. 간식도 조금 줄이고, 산책도 너무 많이 하면 힘들 수 있으니 잘 조절해 보자. 우리 올리 20살 넘을 때까지 건강하고 발랄하게 살아보자~ |
사진 = 올리 보호자님 유옥영님
동그람이 장형인 trinity034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