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고양이의 날이에요. 흔히 고양이라면 무관심한 듯 시크한 모습이 떠오르지만 잔정이 넘치는 친구들도 제법 많답니다. 그런 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릴게요.
일본에는 세 살짜리 고양이 ‘요시오’와 요시오를 사랑하는 집사가 살고 있었습니다. 요시오는 형 집사를 매우 좋아했는데요. 항상 형을 쫓아다니며, 매일 아침에는 형이 자는 방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요시오에게 슬픈 소식이 찾아오고 말았어요. 바로 형 집사가 학업을 위해 집을 나가 멀리 이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형이 떠났지만 요시오는 평소처럼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형이 돌아오길 기다렸다고 해요… 가족들에게 요시오가 자신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것을 듣게 된 형 집사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동안 형을 가장 믿고 의지했던 만큼 형 집사가 없이 생활하는 것이 힘든 모양입니다. 요시오가 특히나 형 집사를 좋아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해요. 바로 요시오에겐 엄마 같은 보호자이기 때문인데요. 요시오는 길고양이 출신으로 태어난 지 두 달 정도 되었을 때 어미에게 떨어져 길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새끼 고양이를 형 집사가 발견하게 되었고 가족으로 따뜻하게 맞이해주었다고 해요. 어린 시절 자신을 구해준 형 집사를 어미처럼 따랐으니 요시오가 이렇게 기다리는 마음도 알 것 같습니다.
형이 요시오의 마음을 알아준 것일까요? 반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형 집사예요! 요시오는 형을 알아보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해요. 둘은 서로를 끌어안고 온갖 애정행각을 펼쳤다고 합니다. 형만 기다리던 고양이는 이제야 미소를 띠는 것 같네요.

다시 예전처럼 형 집사만을 졸졸 따라다니며, 껌딱지가 된 모습이에요. 집사는 반년 동안 떨어져 있게 된 미안한 마음에 계속해서 요시오를 쓰다듬어 주었다고 해요. 자신을 얼마나 기다렸을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눈시울을 붉히며 오랫동안 요시오를 안고 있었습니다.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준 요시오와 형 집사. 이제는 오래 떨어지는 일 없이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동그람이 최예진 tmt99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