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짜왕이네 대가족 [냥글냥글 고양이 여행]

2019년 봄 우연히 동네고양이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하면서 길고양이의 매력에 빠져, 3년째 길고양이 사진작가로 살고 있는 진소라.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길고양이와, 그들을 사랑으로 감싸주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가까이, 때론 멀리 여행을 떠난다.

당신이 잠든 사이.. ‘밤의 길냥이들’은 눈을 뜬다

길을 걷다 보면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소와 겨울집이 심심찮게 보인다. 기대를 품고 급식소나 겨울집 근처를 둘러봐도 의외로 고양이는 보이지 않아 실망한 경험이 있는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당신이 시간을 잘못 잡아서 그렇다.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고양이들은 밤이 되면 하나 둘 나타나 거리를 활보한다. 오후 내내 자신들만의 비밀 장소에서 낮잠을 자며 체력을 보충하다가, 해가 질 때쯤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길고양이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보다 야행성이 더 강한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냥감이 활발히 움직이는 시간에 생체리듬이 맞춰진 것일 수도 있고, 먹을 것을 나눠 주는 사람들이 주로 저녁시간대에 찾아와서 그제야 활동을 개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도 아니라면 고양이들이 한적한 ‘밤의 낭만’을 즐기려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 밤은 뭘 하고 놀까냥?’ 밤이 되면 고양이들의 동공은 서서히 확장된다.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면 동공이 홍채를 새까맣게 덮어 본래 눈 색깔이 어떤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반짝이는 칠흑 같은 눈은 가만히 있어도 호기심과 장난기가 가득 어린 것처럼 보인다. 동공을 한껏 키운 채 사냥감을 노리며 집중하는 고양이가 떠올라서다. 깊은 밤이 되면 고양이들의 흥분도는 최대로 오른다. 가상의 사냥감을 상상하며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이럴 땐 정말 귀신을 보아서 저런 게 아닐지 의심될 정도다. 나무에 손톱을 긁다가 갑자기 놀란 토끼 눈으로 질주하고, 숨어 있다가 다른 고양이들을 놀래키며 추격전을 펼친다. 뜬금없이 폭풍 그루밍을 하는 것도 밤고양이들의 특징 중 하나다. 홍채가 까맣게 뒤덮인 고양이의 눈에는 생기가 돈다. 하지만 무아지경으로 뛰어다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길어 봤자 5분에서 10분 정도랄까. 놀다 지친 고양이들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거친 숨을 내쉬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빠른 속도로 들썩이던 옆구리는 점점 제 속도를 찾는다. 화려한 도시의 조명보다 빛나는 고양이들. 밤고양이들도 잠든 새벽, 공원에는 도시의 소음이 유난히 크게 들려온다. 차 소리, 경적 소음이 나무 사이를 비집고 울린다. 시끄러워서 과연 잠은 올까 싶지만, 고양이들에게는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소음 차단기라도 하나씩 가지고 있는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불면을 모르는 고양이들은 세상 소음을 잊고 스르르 단잠에 빠진다. “오늘 밤도 즐겁게 놀았다냥.” 글·사진 진소라2019년 봄 우연히 만난 동네 고양이 “뽀또”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하면서 길고양이의 매력에 빠져, 3년째 길고양이 사진작가로 살고 있다.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길고양이와, 그들을 사랑으로 감싸주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가까이 때론 멀리 여행을 떠난다. 저서로 <숨은 냥이 찾기>가 있다.

‘혼자있고 싶다, 다 나가라옹~’ 친구 없던 길냥이의 반전

고양이들은 독립하면 어디로 가는 걸까. 익숙한 얼굴의 고양이들이 하나둘 떠난 후 한동안 공원 앞 횡단보도를 건널 때면 그 작은 발로 얼마나 멀리까지 떠나갔는지 궁금했다. 시간이 흘러 떠난 고양이들을 잠시 잊고 살던 무렵, 옆 동네에서 길고양이를 돌보시는 분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흐릿하지만 사진 속 고양이는 낯이 익었다. 지난 가을 공원을 떠난 ‘파베’가 분명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파베가 정착한 곳은 다름 아닌 ‘돼지바’의 영역이었다. 공원을 떠나기 전 파베의 모습. 아빠 뽀또(오른쪽)와 밥을 먹는 딸 파베 돼지바가 사는 공원은 뽀또네 공원에서 걸어서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이었다. 자주 지나가는 길이라 파베와 한 번쯤 마주쳤을 법도 한데 여태껏 모르고 있었다는 게 의아했다. 파베와 돼지바의 밥을 챙겨주는 분을 만나 그간의 사정을 들었다. 몇 개월 전 파베가 공원에 나타나자, 돼지바는 영역을 침범당했다고 여겼는지 쫓아내려 했다. 그러나 파베는 영역 임자인 돼지바가 눈치를 주든 말든 밥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났고, 심지어 냥냥 펀치를 맞아도 태연했다고 한다. ‘어쩌다 하필 돼지바 영역으로 갔담.’  텃세에 밀려 파베가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내 머릿속 돼지바의 이미지는 가시 돋친 고슴도치 같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까칠한 고양이였다. 돼지바가 등장하면 공기부터 썰렁해졌고, 동네 길고양이들은 일제히 어디론가 숨어 버리거나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다. 어째서 다들 돼지바를 싫어하는지 내심 속상했다. 동글동글한 얼굴이 귀염상인 데다 의외로 공격적인 성향도 없는데….  고양이에게도 사람에게도 낯을 가리지만 자세히 보면 동글동글한 인상이 귀여운 길냥이 ‘돼지바’. 하지만 돼지바에게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바로 고양이들과 관계 맺는 일에 서툰 점이었다.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었다 해도, 큰 소리로 울며 다가가는 모습이 같은 고양이들에겐 비호감으로 보였는지 좀처럼 친구가 생기지 않았다. 남의 영역을 순찰 중인 돼지바. 마치 스파이처럼 보인다. “돼지바님 오셨다옹! 다들 어디갔냐옹~!” 옆 동네 공원의 대장 고양이 ‘미쯔’와 대치중. 성격이

굶주리고 아픈 길냥이의 본모습 찾아주는 ‘꿀팁’은?

고양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꼭 한 번은 아프거나 배고픈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구내염이 심해 씹지 못하는 고양이에겐 액체형 간식을 주고, 기록용 사진을 한 장 정도만 남긴다. 아픈 고양이들은 대부분 경계심이 높은 데다가 당장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마음이 무겁다. 배고픈 고양이는 일단 먹이고 본다. 한밤중, 여행지에서 숙소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 바라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 ‘웃상 냥이’

미쯔는 공원의 ‘해피 바이러스’다. 좀처럼 표정이랄 게 없어 보이는 고양이지만, 미쯔는 가만히 있어도 미소 짓는 듯한 ‘웃상’ 고양이였다. 그런 미쯔를 바라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상쾌해졌다. 공원에서 대가족을 거느리며 사는 대장 고양이 미쯔. 표정에서 여유로움이 흘러넘친다. “뭐 재미난 일 없을까냥?” 미쯔는 언제나 즐겁고 신나는 일을 찾아다녔다. 흔하디흔한 나뭇가지와 그루터기도 미쯔에게는 큰 즐거움을

횟집서 사는 통통한(?) 냥이 보고 편견을 반성한.ssul

쌀쌀한 바람이 불던 어느 날, 바닷가에 있는 마을을 걷는 중이었다. 치즈 고양이 한 마리가 횟집 앞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호객행위라도 하는 걸까?’ 자석에 이끌리듯 나는 어느새 횟집 앞에 서 있었다. 고양이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고, 내가 다가오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사람들이 크게 떠드는 목소리와 발소리도 당연한 듯 보였다.

경치 좋은 고궁 정자를 놓고 고양이들의 ‘눈치 게임’ 벌어진 사연

고양이는 쾌적한 장소를 찾아다닌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영역 안에서만 생활하는 만큼 영역을 고르는 눈도 까다롭다. 길고양이의 경우 주로 먹을 것이 풍부하고, 숨을 곳이 있는 안전한 곳을 선호한다. 하지만 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은 늘 인기가 많다. 고궁에 사는 거의 모든 고양이들이 탐내는 영역은 ‘관덕정’이라는 정자다. 정자에는 늘 두세 마리 이상의 고양이가 상주하고 있는데,

어린 시절 추억의 동네, ‘길냥이 천국’으로 탈바꿈했다?

언젠가부터 부모님이 내게 길고양이 사진을 보내주신다. 평생 고양이에게 전혀 관심이 없으셨던 두 분이지만, 언니와 내가 뽀또와 오레오를 입양하고 난 후부터 길고양이가 눈에 들어오시는 듯하다. 여행 중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 사진을 한두 장씩 보내시더니 최근에는 동네 고양이 사진도 종종 보내신다. 동네에 길고양이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 나는 부모님 댁에 갈

‘지금 고백하세요~’ 사랑 감출 줄 모르는 냥이들의 애정표현

사이좋은 고양이 커플은 멀리서 봐도 티가 난다. 고양이는 상대방을 향한 애정을 온몸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코를 가까이 대며 인사하기, 볼 비비기, 박치기, 핥아주기… 고양이들의 애정표현은 투박하고 거침없기에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시도 때도 없이 애정을 표현하는 고양이 커플을 만난 것은 제주의 어느 방파제에서였다. 까만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방파제는 여기가 제주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나랑 놀아줘~” 무더위 같은 거 모르는 하룻고양이의 어리광

스치기만 해도 불쾌지수가 치솟는 한여름이었다. 찰싹 붙어 다니던 고양이 커플마저 땡볕 더위 앞에서는 자연히 거리를 두기 마련이다. 그런데 유독 거리 두기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고양이가 있다. 바로 한 살짜리 고양이 ‘콜라’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어느 날 오후, 콜라네 가족은 그늘 아래서 외딴 섬처럼 떨어져 있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한발 다가가면, 두발 도망가는…’ 길냥이들의 진심은?

길고양이마다 사람과의 거리감은 제각각이다. 낯선 사람을 포착하자마자 잽싸게 도망가는 고양이, 멀리서만 바라보는 조심스러운 고양이, 때로는 먼저 다가와서 궁디팡팡을 요구할 정도의 ‘개냥이’도 있다. 그들과의 적당한 거리감은 어느 정도일까. 길냥이들을 만난 경험을 토대로 보면, 대체로 나이 많은 수컷 고양이들이 사람과 적절한 거리를 둘 줄 아는 것 같다. 서울 홍제동 담벼락에서 만난 치즈

‘잘할 수 있을까?’ 1년 돌보던 길냥이와 평생을 약속했다

작년 여름, 나는 매일 돌보던 동네 고양이 “뽀또(치즈)”와 그의 아들 “오레오(고등어)”를 구조해 입양했다. 당시 나는 살던 집의 전세 계약이 끝나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가야 했다. 이대로 고양이들과 헤어지거나 함께 살거나 선택지는 둘 중 하나뿐이었다. 불과 반 년 전만 해도 뽀또와 오레오를 가족으로 맞이할  자신이 없었지만, 막상 정든 고양이들을 앞으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입양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버렸다. 6월경, 공원에 비비추꽃이 만발하던 때 입양을 결정했다. 부동산에서 이사 날짜를 받아들고 온 언니와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반려동물은 처음인 우리 자매가  해낼 수 있을까…?’ 일단 경제적으로 고양이 두 마리를 돌볼 수 있는지 계산했고, 그다음으로 마음의 문제를 들여다보았다.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었다. 앞으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불가피하게  사정이 나빠져도 고양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지 말이다. 지난날을 차근히 되돌아보았다. 1년 동안 고양이들과 만든 추억들이 우리에게는 자신감의 원천이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양이들의 밥을 챙기러 나간  수많은 날들…. 어느새 고양이와 우리 사이에는 끈끈한 우정이 생겼고, 그들은 이미 우리의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고양이들을 데려오겠다는 결심은 단단하게 굳어졌다.  “급식소 만들어줘서 고맙다옹~” 입양은 이후 겪을 일에 비하면 작은 허들에 불과했다.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마쳤건만, 그래봤자 나는  겁 많은 초보 집사였다. 뽀또와 오레오는 낮에는 곧잘 지냈지만, 활동성이 강해지는 새벽이 되면 구슬피  울어대며 뛰어다녔다. 고양이들은 발이 닿곳이라주방후드 위까지도 직접 올라가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듯했다.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질 때면 어찌나 간담이 서늘했던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저  시간이 약이라며 버티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입양 첫날, 새집에 적응하랴 동물병원에 다녀오랴 지친 기색이다. 고양이들이 안정감을 찾게 된 것은 반년 정도 지났을 때부터였다. 돌발 상황의 발생 빈도는 현저히 줄었다. 자신들이 꿰고 있는 공간이라고 확신한 모양인지 길고양이일 때는 몰랐던 새로운 면모를 하나둘 보여줬다. 코를 골며 자는 모습, 꿈속에서 사냥놀이라도 하는지 수염과 발을 부르르 떠는 모습들…. 긴긴 적응  기간을 마치고, 드디어 이 집이 그들에게 마음 놓고 잠잘 수 있는 공간이 된 것 같아 기뻤다. “슬슬 광란의 우다다를 시작해 볼까냥?” 밖에서는 열심히 그루밍을 해도 늘 먼지 때문에 까맣던 발이

생각대로 안 됐던 ‘섬냥이 만나기’… 그래도 고양이가 고마웠다

예로부터 섬에는 육지보다 고양이들이 많이 산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제주로 떠났다. 특히 우도는 ‘섬 속의 섬’이니 고양이들을 쉽게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우도까지의 여정은 제주에서 배를 타고 20분. 비교적 순탄한 여정이라 모든 게 순조로울 줄 알았건만,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난다는 여행의 법칙은 빗겨나지 않았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은 이유는

골목냥이들이 평온을 맞기까지 겪은 ‘단맛과 쓴맛’들

길고양이를 찾아 낯선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인생은 단짠단짠’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길고양이들의 녹록지 않은 상황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가도, 불과 몇 분 뒤에 훈훈한 광경을 목격할 때가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쓰라리고 속상한 일도 반드시 끝이 있다는 사실은 큰 위안이 되곤 한다. 마음씨 좋은 할머니와 발랄한 고양이들을 만난 건 서울의

“오케이, 아유 귀엽다~!” 출사 때마다 길냥이 모델 극찬하는 이유

나는 사람들 앞에서 고양이를 유난히 칭찬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곤 한다. 그 말을 듣기 전까진 스스로 눈치채지 못했지만, 어쩌면 나는 고양이 사진을 찍을 때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칭찬을 굳이 입 밖에 꺼낸 것은 사람들이 들어주길 바라서였던 건 아닐까. 보물을 발견한 듯이 사진을 찍고 있으면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더

“잘 크고 있구나” 다시 만난 ‘지붕 위 아깽이 4형제’

봄을 맞아 지난 겨울에 만났던 삼청동 지붕 위 고양이 가족을 다시 찾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던 길가는 한산했다. 아깽이들은 무사히 겨울을 났을까. 이 골목처럼 고양이들도 잊혀진 건 아닐지 걱정됐다. 익숙한 계단을 오르려던 그때, 낯익은 삼색이가 몸을 웅크린 채 계단에 앉아 있었다. 지난번에 본 아깽이 중 한 마리였다. 낯선 발걸음

“대체 왜 여기…” 쓰레기장서 사는 냥이가 내게 준 깨달음

고양이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깨달을 때가 종종 있다.여행 중 머물렀던 숙소 근처의 쓰레기장을 지날 때였다. 삼색 고양이 한 마리가 쓰레기장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혹시 배가 고파 쓰레기를 뒤지고 있는 걸지도 모르니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켜보았다. 빈 페트병과 바람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과자 봉지. 안쓰럽게도 쓰레기장에는 고양이가 아침밥으로 먹을 것이라곤 하나도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독립 앞둔 아깽이의 귀여움 모음.zip

어른이 되지 않도록 머리 위에 다리미를 얹고 다녔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꽃봉오리는 장미가 되고, 새끼 고양이는 어른 고양이로 자라겠죠.-루이자 메이 올컷 ‘작은 아씨들’ 중에서 고양이는 눈 깜짝할 새 자란다. 야속하게도 고양이들의 생체시계는 우리보다 빨라서, 우리 눈에는 아직 작은 고양이들이지만 엄마 품을 떠나야 한다. 고양이들의 어린 시절이 끝나가는 걸 보며 나는 때때로

꽃이 만발한 제주도에서 만난 고양이와 팔불출 아저씨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시도 때도 없이 자식 자랑을 한다는 것이다. 제주도 어느 농장에서 만난 아저씨도 고양이들 자랑이 대단했다. 농장은 제주도 남쪽에 위치해서 한겨울인데도 유채꽃, 동백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렇지만 꽃보다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고양이였다. 유채꽃밭 주변을 거닐다 쌍둥이 고양이들과 눈이 마주쳤다. “얘네 봐봐.

제주 귤밭의 ‘천하태평’ 냥이 삼형제에게도 슬픔은 있었다는데…

귤밭을 품고 있는 제주도 어느 카페에는 고양이 삼형제가 산다. 고양이는 시큼한 귤 향을 싫어한다고들 하던데… 무엇이든 절대적인 것은 없나 보다. 고양이들은 커피 내음과 귤 향이 뒤섞인 카페 정원을 누볐다. 이곳에는 동물 친구들이 많았다. 오리 가족은 줄을 맞춰 귤밭을 돌아다니며 감귤과 잎사귀를 갉아먹는 달팽이를 잡았다. 오리 가족이 열심히 일해준 덕인지 귤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정원에는 귀여운 반려견도 있다. 이

결코 하루아침에 세워졌을 리 없는, 밤의 ‘고양이 천국’

쌀쌀한 바람이 부는 초저녁, 재래시장 상점들이 하나둘 문 닫을 시간이다. 인적 드문 밤 시장은 고양이들의 세상이다. 시장 한쪽에서는 대여섯 마리 고양이 무리가 주황 불빛 아래 옹기종기 모여 저녁 식사 중이었다. 먹어도 먹어도 반자동 급식기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사료와 물, 그리고 한 입 크기로 손질된 횟감까지…. 고양이들이 단체로 장을 봤나 싶을 정도로

첫눈이 성가셨던 ‘냥찍사’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한 장면들

눈이 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눈이 내린 이후의 길거리가 성가셨다.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하고, 얼어붙은 길은 미끄러웠다. 그래서 차라리 눈이 내리지 말기를 바라기도 했었다. 그랬던 내가 눈 소식을 기다리게 된 건 다름 아닌 길고양이 덕이다. “눈 내린다냥~!” 지난 겨울 어느 아침, 눈을 뜨자 방 안의 분위기가 은은하게 환했다. 지난 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