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꾸 ‘생일 선물’에 대한 집사와 냥이의 동상이몽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꾸꾸의~ 생일 축하합니다! 와, 박수!” 2018년 서울 동대문구 어느 오피스텔 앞에서 처음 만난 꾸꾸. 지난 8월 17일은 <무는 고양이와 하찮은 집사>의 주인공이자,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이빨을 자랑하는 ‘무는 고양이’ 꾸꾸의 생일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스트리트’ 출신인 꾸꾸에게 생일은 동대문구 모처에서 태어난 ‘서울 깍쟁이’가 50여일 간의 임시 보호를 거쳐 ‘붓싼 싸나이’가 된 날이다. 이날 꾸꾸는 약 다섯 시간에 걸친 장거리 이동 끝에 낯선 공간을 처음 밟았다. 그럼에도 금세 화장실을 가리고 잠을 청하는 등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 ‘천생 집고양이’, ‘누가 보면 여기서 태어난 줄 알겠다’는 평을 들었다. 묘생 4개월 차의 적응력이 이리도 뛰어날 줄이야! 묘생 4개월차 꾸꾸는 엄청난 적응력으로 ‘붓싼 싸나이’가 되었다. 실제로 꾸꾸가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인 2018년 4월 초중순(동대문구 모처 수의사 선생님 피셜) 역시 캘린더에 표시해 두고 기억하고 있다. 날짜는 대강 4월 10일쯤으로 정했다. 그리고 꾸꾸가 최초로 구조된 날인 2018년 7월 1일 역시 기념한다. 이름하여 꾸꾸 묘생 3대 명절! 그리하여 사실 꾸꾸의 정확한 생일은 4월 어드메가 되어야 맞겠으나… 가족 내 최고 존엄, 어머니께서 ‘강력하게 꾸꾸가 가족이  된 날이야말로 무조건 최고 기념일’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우리집에서 가장 크게 기념하는 꾸꾸의 생일은 8월 17일로 정해졌다. 아무튼, 생일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생일 선물 아닌가. 생일 전날, 꾸꾸 누나는 무슨 선물을 줄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장난감이 좋을 것 같은데… 이 기회에 캣휠을 사줄까? 하지만 안 타면 어떡하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꾸꾸가 중성화 수술 때 함께 피 검사를 받았던 것 말고는 딱히 건강검진이라는 걸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변에 물어봤더니 세 살 정도면 종합검진을 받을 때도 됐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좋다, 우리 꾸꾸의 세 번째 생일 선물은 건강검진이다!  꾸꾸는 아마 생일날에도 이렇게 집에서 늘어져 편히

“초보 집사 시절 앓던 병을 이제는 엄마가 앓고 있어요”

꾸꾸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8개월이 지났다. 동물공감에 격주로 업데이트되는 이 글 한 편을 쓰기 위해 내가 사용하고 있는 장비들은 다음과 같다. 가장 중요한 장비는 워드프로세서 용도로 사용하는 맥북 프로 2015년형이다. 나는 인터넷에 연결된 맥북을 사용해 자료를 찾고, 글을 타이핑하고, 편집자님께 송고한다. 여기에 손목과 허리, 목의 건강을 위해 맥북에

고양이, ‘영물’과 ‘요물’사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 중에서, 고양이만큼 속설과 미신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고양이를 신적인 존재로 숭배했다는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고양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일반적인 동물을 넘어 ‘영물’과 ‘요물’ 사이 그 어디쯤에 자리하고 있다. ‘고양이는 귀신을 보고 쫓는다’는 속설부터 시작해서 ‘검은 고양이는 불길하다’(물론 글쓴이는

우리집 평화 유지냥 ‘꾸꾸’가 냉전을 끝내는 방법

경상도 사람이 목소리가 크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편견이다. 서울내기 내 친구는 ‘서울깍쟁이’처럼 굴지만 그 누구보다 목소리가 크고 ‘부산’스럽다. 옆에서 지켜보면 그야말로 일상 자체가 뮤지컬이 따로 없다. 부산 출생의 경상도 토박이인 나는 아주 침착한 성격이다. 목소리 톤도 낮고 차분해서, 평소에도 마치 기자나 아나운서가 말하는 것 같다는 평을 자주 듣는다. 예외는 언제나 존재하기에

새해 첫날 만난 ‘우연’이 만든 집사의 은밀한 취향

꾸꾸와 함께하기 전,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연인을 대하는 말투와 반려동물을 대하는 말투는 동일하다고. 듣고 보니 그럴듯한 가설이었다. 어느 쪽이 됐든 사랑하는 상대에게 최대한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애정을 가득 담아 부르는 행위라는 점에서 서로 닮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연애를 하기 전까지 내가 낯간지러운 하이 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