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 주웠다! 집사를 매일 설레게 하는 냥님의 행동

택배, 치킨, 소풍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바로 사람을 기대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기대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죠! 앞에서 언급한 것들이 아니더라도 매일 기대하고 기다리는 무언가가 있다면 참으로 행복할 것 같습니다. ​ 오늘 소개해드릴 사연은 고양이 덕분에 매일 기대하는 삶을 사는 냥집사의 이야기인데요. 과연 냥집사는 무엇을 기대하는 걸까요? 오늘 사연의 주인공인 코코넛과

TV 마니아 냥님과 사는 집사의 행복한 상상

“마! 니 서마터폰 중독이다!” 흠칫, 놀라신 분들이 계실 것이다. <무는 고양이와 하찮은 집사>를 사랑해주시는 대부분의 독자들도 서마터폰, 아니 스마트폰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시리라 짐작한다. 굳이 이 글만 콕 집어서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네이버의 검색 데이터를 살펴보면 모바일 검색량이 PC 검색량을 압도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당장 대중교통 현장을 한 번 생각해보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손바닥만한 전자 기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언가에 몰입하는 사람들을 시야에서 떨쳐내기 힘들 것이다. 나 역시 하루 스마트폰 접속 시간이 10시간이 넘는 하드코어 스마트폰 중독자다. 스마트폰 기기가 작고 가벼워진 만큼, 콘텐츠에 몰입하는 일 역시 쉽고 간편해졌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과거에는 ‘서마터폰’ 대신 ‘테레비’, 그러니까 TV가 오랫동안 콘텐츠 중독의 왕좌를 지켜왔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불편해하시는 우리 어머니 역시 광대한 TV 화면으로부터는 자유롭지는 못하다. 사람이 아침에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려서 저녁에 눈꺼풀이 다시 무겁게 감길 때까지 우리집 TV는 쉬지도 않고 다채로운 빛을 뿜어낸다. 잠든 어머니의 손에는 항상 리모콘이 자리하고 있다. 마치 내가 배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잠으로 빠져들 듯이. 모전자전의 현장! 꾸꾸 역시 엄마를 닮아 TV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양육자로부터 아무 영향도 받지 않는 피양육자는 없다. 위대한 모전자전의 원리는 종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알고 계신지? 그렇다. 우리집 막내아들 꾸꾸 역시 어머니의 생활 패턴을 그대로 닮아 TV 보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사실 고양이가 TV를 시청하는 것이 세상에서 오직 꾸꾸에게만 나타나는 희귀한 현상은 아니다. 고양이를 위한 유튜브 영상이 있을 정도로 많은 고양이들이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 보통 고양이들은 새들이 움직이는 영상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튜브에서 ‘고양이가 좋아하는 영상’을 찾아보면 백이면 백,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당당하게 주연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새 영상을 틀어 놓으면, 고양이가 사냥을 시도하기도 한다. 새 다음으로 고양이가 좋아하는 스타는 물고기다. ‘어항 들여다보기에 중독된 고양이’가 웹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관찰을 기반으로 우리는 고양이가 작은 물체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추론할 수 있다.  꾸꾸는 새가 나오는 영상도 좋아하지만, 최애 프로그램은 따로 있었으니…! 꾸꾸도 그렇지 않냐고? 당연히 그렇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꾸꾸의 티비 시청이 꾸꾸의 천재성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주장하신다. 나도, 독자분들도 이 시점에서는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또 시작이네.’ 이번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범한 집사의 ‘주접’으로 끝나리라 예상하고, 벌써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른 독자분이 계실 지도 모르겠다. 잠깐만요, 가지 마세요!!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하지 않습니까! 부디 5분만 더 투자해 주세요! 꾸꾸의 특별한 점은, ‘선호 프로그램’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사실 고양이들은 작은 물체가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이면 그게 영상이든 실물이든 관계없이 사냥놀이에 나서곤 한다. 하지만 꾸꾸는 그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모든 프로그램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다. 꾸꾸가 가장 열심히 시청하는 프로그램은 ‘동물 관련 프로그램’이다. 잠깐, 이러면 새나 물고기에 반응하는 다른 고양이들이랑 다를 바가 없지 않냐고? 아니,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니까요? 그것은 바로 자연 다큐멘터리와 동물 방송계의 대표주자 <TV 동물농장>이다! <동물의 왕국> 류의 자연다큐멘터리에 반응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재미있게도 꾸꾸는 <TV 동물농장>이나 <고양이를 부탁해> 같은 인간 시점으로 만들어진 동물 프로그램을 열심히 시청한다. 단순히 물체의 움직임에 반응하여 사냥놀이를 시도하는 수준이 아니다. 어머니께서는 말씀하신다. 단언컨대 꾸꾸는 ‘몰입’한다고.  꾸꾸가 가장 애청하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TV 동물농장>, <고양이를 부탁해>,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맞다. 동물 프로그램 삼대장이다. 꾸꾸와 함께하게 된 이후 드라마 일변도였던 어머니의 플레이리스트에 새롭게 추가된 목록들이기도 하다. (어머니께서는 올림픽 때문에 <TV 동물농장>이 한 차례 결방했을 때 올림픽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시기도 했다.)  TV 볼 때 꾸꾸의 몰입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꾸꾸는 이 프로그램들을 정말 열심히 시청한다. 기본적으로 화면을 열심히 들여다볼 뿐 아니라, 화면에 사냥놀이가 등장하면 마치 VR 체험이라도 하듯 사냥놀이에 나서기도 하고, 고양이나 강아지 친구들이 나오면 야옹야옹 울기도 한다. 그 모습은 뉴스를 보면서 혼자 욕을 하는 엄마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러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리기라도 하면, 금방 흥미를 잃고 다른 곳으로 떠나 버린다는 사실이다. 확실히 동물도 ‘보던 흐름이 끊기면’ 재미가 없는 것은 사람과 매한가지인 모양이다.  그래서 한 번은 집에 혼자 남겨지는 꾸꾸의 무료함을 덜어주기 위해 “TV를 켜놓고 출근하시는 건 어떠냐.”고 어머니께 건의했다가 전기 요금이 낭비된다는 이유로 단칼에 거절당한 적도 있다. (아니 엄마, 꾸꾸 티비 보는 천재 고양이라면서요!) 소심한 반항으로 내가 꾸꾸와 함께 지낼 때는 항상 동물 프로그램이나, 고양이 전용 유튜브 콘텐츠를 항상 틀어놓곤 한다.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고 제 몸보다 훨씬 큰 화면 속으로 빠져들기라도 하듯 몰입하는 꾸꾸를 보고 있으면 신기할 따름이다. 저게 몰입이지, 다른

안되는 거 알지만…산책의 유혹에 빠진 냥집사의 딜레마

그야말로 ‘역대급’ 이던 무더위가 무색하게도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피부에 닿는 공기가 부쩍 싸늘해졌다. 때아닌 가을 장마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가끔 드러나는 푸른 하늘은 더없이 깊고 청명하다. 가을이 된 것이다. 꾸꾸 누나는 사계절을 통틀어 가을을 가장 좋아한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부터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점까지, 그 기간동안 일어나는 일들과 드러나는 색채들을 사랑한다. 많은 시인들이 가을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노래한다지만, 꾸꾸 누나에게는 이제서야 ‘새로운 해’에 제대로 적응했다고 볼 수 있는 시점이다.  사랑하면 나누고 싶다고 했던가.  ‘무는 고양이’ 꾸꾸는 계절의 변화를, 이 아름다운 계절 가을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항상 실내에 머무르는 꾸꾸가 사람만큼 계절 변화를 뚜렷하게 느낄까? 왠지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고양이에게 계절마다 나타나는 대표적인 변화가 털갈이인데, 실내 고양이들은 사시사철 비슷한 온도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내 털갈이 중인 경우가 많다고 하니까. 보일러를 틀면 따뜻한 곳을 귀신처럼 찾아가는 꾸꾸. 방바닥 온도가 꾸꾸에겐 계절 변화의 지표일까. 물론, 꾸꾸도 ‘더위가 물러갔다는 것’ 자체는 느낄 것이다. 여름나기용으로 장만해뒀던 대리석에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방치해뒀던 숨숨집에 들어가는 횟수가 늘었다. 보일러를 트는 시기가 되면 가장 따뜻한 곳을 귀신같이 찾아 배를 깔고 누워 아무렇지도 않게 집사들을 올려다볼 터다.  ‘이 멋진 턱시도에 빨간 넥타이를 달고 산책을 나가면…’ 잠시 집사의 헛된 상상이었다. 이것만으로는 뭔가 아쉬웠다. ‘온·습도 등의 변화 말고도 분명 계절의 변화가 자아내는 아름다움이 존재하건만 꾸꾸는 이걸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의 아름다움, 특히 가을의 그것을 만끽하는데는 산책이 제격이다. 고양이도 강아지처럼 산책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꾸꾸가 입고 있는 근사한 턱시도에 깜찍한 빨간 넥타이를 달고, 하네스를 채워서 같이 걸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튜브를 보니까 산책냥이들도 많던데…(정신차렷!) 하지만 하네스를 착용한 꾸꾸와 공원을 산책하는 일은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 실내 고양이에게 산책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고양이는 특유의 유연함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하네스로부터 탈출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외부의 각종 벌레 및 질병에 취약하다. 또한 기본적으로 영역동물이기 때문에 낯선 곳에 가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길고양이들과 영역 다툼을 벌일 위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고양이와의 산책을 만류한다. 꾸꾸와의 두뇌 싸움 결과, 장만한 이동장이지만… 조만간

82. 건강검진

※빠삐용의 감자농장 ☞ 시리즈 모아보기

꾸꾸 ‘생일 선물’에 대한 집사와 냥이의 동상이몽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꾸꾸의~ 생일 축하합니다! 와, 박수!” 2018년 서울 동대문구 어느 오피스텔 앞에서 처음 만난 꾸꾸. 지난 8월 17일은 <무는 고양이와 하찮은 집사>의 주인공이자,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이빨을 자랑하는 ‘무는 고양이’ 꾸꾸의 생일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스트리트’ 출신인 꾸꾸에게 생일은 동대문구 모처에서 태어난 ‘서울 깍쟁이’가 50여일 간의 임시 보호를 거쳐 ‘붓싼 싸나이’가 된 날이다. 이날 꾸꾸는 약 다섯 시간에 걸친 장거리 이동 끝에 낯선 공간을 처음 밟았다. 그럼에도 금세 화장실을 가리고 잠을 청하는 등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 ‘천생 집고양이’, ‘누가 보면 여기서 태어난 줄 알겠다’는 평을 들었다. 묘생 4개월 차의 적응력이 이리도 뛰어날 줄이야! 묘생 4개월차 꾸꾸는 엄청난 적응력으로 ‘붓싼 싸나이’가 되었다. 실제로 꾸꾸가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인 2018년 4월 초중순(동대문구 모처 수의사 선생님 피셜) 역시 캘린더에 표시해 두고 기억하고 있다. 날짜는 대강 4월 10일쯤으로 정했다. 그리고 꾸꾸가 최초로 구조된 날인 2018년 7월 1일 역시 기념한다. 이름하여 꾸꾸 묘생 3대 명절! 그리하여 사실 꾸꾸의 정확한 생일은 4월 어드메가 되어야 맞겠으나… 가족 내 최고 존엄, 어머니께서 ‘강력하게 꾸꾸가 가족이  된 날이야말로 무조건 최고 기념일’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우리집에서 가장 크게 기념하는 꾸꾸의 생일은 8월 17일로 정해졌다. 아무튼, 생일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생일 선물 아닌가. 생일 전날, 꾸꾸 누나는 무슨 선물을 줄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장난감이 좋을 것 같은데… 이 기회에 캣휠을 사줄까? 하지만 안 타면 어떡하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꾸꾸가 중성화 수술 때 함께 피 검사를 받았던 것 말고는 딱히 건강검진이라는 걸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변에 물어봤더니 세 살 정도면 종합검진을 받을 때도 됐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좋다, 우리 꾸꾸의 세 번째 생일 선물은 건강검진이다!  꾸꾸는 아마 생일날에도 이렇게 집에서 늘어져 편히